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2.31 15:14
인구 이미지. (이미지=Business Insider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베이비부머의 고령화에 따라 사망자는 늘어나는 반면, 출생자와 이민자 수가 줄어들면서 미국 인구 증가율이 10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미국 인구는 1년 전과 비교해 0.5% 늘어난 3억2823만9523명으로 집계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제1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이던 1917~1918년 이래 최저치라고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윌리엄 프레이 수석 선임연구원이 설명했다.

베이비부머가 70~80대가 되면서 출생자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 인구는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명을 밑돌았다. 웨스트버지니아주, 메인주, 뉴햄프셔주, 버몬트주 등 4개 주에서는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앞질렀다.

프레이 연구원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70, 80대로 진입하면서 사망자 수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가임기 여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자연증가분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푸에르토리코의 인구는 10년 만에 증가했다. 그동안 푸에르토리코는 태풍과 경기침체 피해로 인구가 줄었지만 이번 조사에서 340명이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뒤로 보수적인 이민 정책을 펼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으로 이민을 온 사람은 59만5000명으로 2016년 약 100만명에 비해 40%가 줄어들었다.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이민 통제 정책과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예전과 같은 '기회의 땅'이 아니라는 인식이 어우러져 이민자 수가 줄어들었다고 프레이는 분석했다.

인구 조사 결과는 내년 미국 하원 의석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하원 총 435석은 인구를 기준으로 의석수가 배정된다. 가장 많은 의석수를 갖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53개석)는 인구 감소로 내년에 한 자리가 박탈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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