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19.12.31 18:29

"정규직 전환정책을 공공에서 민간으로 확산하는 투쟁 전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민주노총 홈페이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민주노총 홈페이지)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100만 조합원과 2,500만 노동자, 5천만 국민 여러분께 연대와 감사의 마음을 담아 힘차게 인사드립니다. 민주노총 위원장 김명환입니다!

2020년은 그 어느 해보다 의미가 남다른 해입니다.

전태일 열사 50주기, 광주항쟁 40주기, 민주노총 출범 25주년, 6.15선언과 민주노동당 출범 20주년의 해입니다. 도도한 역사의 흐름속에 맞이하는 2020년, 민주노총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전태일 열사 분신 이후 50년 우리 사회와 노동은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가?

전태일 열사의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는 외침은 어떻게 계승 변화 발전되고 있는가?

민주노총 출범 당시 세웠던 '산별노조 건설과 사회개혁 쟁취'는 어떻게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가?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노동당 출범 20년 이후 진보정당운동과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조합원 동지 여러분, 2020년 우리는 진지한 성찰과 치열한 토론을 통해 새로운 노동의 미래를 열어가는 총체적 혁신과 대전환을 준비해야 합니다.

작년 한해 민주노총은 우리들은 <사업장 담장을 넘어 사회 대개혁으로> 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참으로 헌신적으로 투쟁했습니다. 최대의 투쟁을 최선을 다해 조직하였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개악에 맞서 1년 내내 노동개악 저지 투쟁이 국회 앞과 거리에 진행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와 우리 동지들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2019년 한 해 김천 도로공사와 서울의 한복판에서 여의도에서 청와대, 광화문 그리고 제주도청 앞과 높은 고공에서 민주노총은 투쟁했습니다. 그리고 연말까지 톨게이트 노동자, 한국 마사회 문중원 열사 투쟁, 국립대병원 비정규지부 파업투쟁, 영남대의료원 박문진 지도위원 등이 거리에서 고공에서 싸웠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공공 비정규직 파업위원회' 구성과 7월 3일∼5일 10만여 명의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가 비정규직 운동 사상 최초의 연대 총파업투쟁에 돌입하며 비정규 노동자 투쟁의 새로운 전망을 열었습니다.

나날이 확장되던 민주노총은 지난 12월 25일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최대 조직임을 공식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95년 민주노총 창립 이후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을 내걸고 현장 노동자 편에서 한결같이 투쟁해온 민주노총에 보다 많은 노동자들이 지지하고 신뢰를 보여준 것입니다.

저는 새해를 맞이하면서 이제 100만 조합원 한국사회 최대 노동자 조직의 위원장으로서 더 큰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2020년 사업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임기 반환점을 돌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면서 친기업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개혁은 말에 그쳤고, 방향성마저 상실한 채 각종 개악이 우선되는 개혁 역주행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노동시간 단축은 주 최대 52시간 상한제 법 통과에도 불구하고, 2017년부터 2018년 1년 사이 연 2,014 시간에서 1,986 시간으로 28시간 줄어드는 것에 그쳤습니다. 그럼에도 시행유예 조치와 함께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도 자회사 전환 확대와 민간위탁의 정규직화 포기 등으로 빛이 바랬습니다.

일자리정책 또한 일자리 정부를 내세운 것이 무색하리만큼 임금 억제와 노동권 배제, 지역 상생형 일자리정책의 무분별한 확산 등으로 사실상 질 좋은 일자리정책을 포기하였습니다.

저는 2020 정세에 맞추어 민주노총 사업 기조와 방향을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확대', '사회대개혁'으로 불평등·양극화 해소!"로 제안 하고자 합니다.

모든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 산별교섭 촉진과 민주적 노정 노사관계 확대, 노조법 2조 전면 개정, 5인 미만 사업장 근기법 적용, 노동자 대표성 강화와 함께 5대 사회보험 보장성 강화와 사각지대 해소, 교육 부동산 의료 사회 대개혁, 재벌개혁을 통해 우리 사회 최대 화두인 불평등 양극화 해소, 차별 철폐에 적극 나서려고 합니다.

특히 최근 저성장, 저출산 초고령사회 진입, 그리고 디지털 경제, 신기술 도입, 초연결사회와 함께 플랫폼 노동, 클라우드 노동 등 불안정 노동의 확산, 탈노동사회 논쟁에 대해 민주노총은 적극 대응 해 나가겠습니다.

이 같은 사업기조와 방향을 실현하기 위해 저는 2020년 민주노총 주요사업으로 다음의 다섯 가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첫째, 민주노총이 제 1노총으로 우뚝 선 상황에서 보다 큰 자신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200만 전략조직화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해서 사용자 대항권 개악 없이 지금 당장 조건 없는 비준을 요구하고 특수고용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 확대 등을 쟁취해나가겠습니다.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합법화 쟁취를 2월을 전후로 집중투쟁을 전개하겠습니다.

둘째, 비정규직 투쟁은 정규직 전환 3단계 추진 한계를 넘어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고용원칙 확립과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 사유 제한, 정규직 전환정책을 공공에서 민간으로 확산하는 투쟁을 전개해나가겠습니다. 새롭게 출범하는 공무직위원회에서의 교섭과 투쟁을 통해 40만 공공 비정규직 처우개선과 차별철폐 투쟁을 승리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셋째, 노동시간 단축투쟁은 정부와 국회의 개악 저지투쟁에만 머물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려고 합니다. 지속가능성이 의심되는 초저출산 사회, 하루 1명씩 과로사로 사망하는 과로사회에서 저임금 장시간 노동체제에 기반한 경쟁력은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습니다. 정부에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현장에서부터 노동시간 단축의 흐름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노동시간 단축 투쟁은 일자리 나누기와 함께 미래 가장 중요한 조합원인 청년과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노동과 돌봄의 공존, 일과 삶의 균형을 가능케 할 것입니다.

넷째, 최저임금투쟁은 차등 적용, 주휴수당 폐지, 결정체계 개편 등 최저임금법 개악저지투쟁과 함께 새로운 전략과 프레임 전환을 적극 모색할 것입니다. 1만원 투쟁의 성과를 계승하되 확장된 의제로 대기업 비용 부담과 재벌개혁, 경제민주화투쟁 등 공세적 의제로 전환하고 인상 투쟁만이 아니라 그것과 병행해서 분배, 조세, 복지정책 등 종합적인 대응과 정책을 준비해나가겠습니다.

다섯째, 재벌개혁 입법 청원운동, 국민연금 개혁과 사회안전망 확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투쟁을 더욱 강화해나가겠습니다.

사회안전망 확대를 위해 노동과 시민이 함께 만들어온 의제인 부동산과 교육개혁, 건강보험 국고지원 확대와 의료공공성 강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확대와 사각지대 해소, 기금운영의 공공성 확대,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와 가입 확대, 실업부조 전면 도입,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기본권 확립, 부유세, 소득세 누진제 강화 등을 적극 제기해 나가겠습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중단과 평양공동선언 이행과 남북 교류 및 평화협정 체결 투쟁을 벌여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4.15 총선에서는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확대', '사회대개혁'으로 불평등·양극화 해소!"를 내걸고 제 진보정당들과 힘을 모아 '총선투쟁'을 전개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ILO 핵심협약 즉각 비준과 노동시간 단축, 위험의 외주화 금지, 성별 임금 격차 해소와 성평등 직장 등을 적극 의제화할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부동산 문제, 교육개혁 등의 과제를 민주시민사회 진영과 연대해 사회의제화 할 것입니다.

이런 계획들이 현장과 가맹 산하 조직 논의를 거쳐 2월 17일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확정됩니다.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 이러한 방향과 사업의 토론 과정에 참여와 함께하는 실천을 만들어 주십시오. 100만 조합원의 단결 투쟁이 새로운 미래를 여는 힘입니다.

2020년 희망의 새해를 함께 맞이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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