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1.01 19:22
이라크 국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폭스뉴스)
이라크 바그다드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폭스뉴스)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이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습격 사태 대응을 위해 병력 750명을 추가로 급파한다. 최대 4000명 규모의 공수부대원이 수일 내에 투입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중동지역에서의 긴장감이 다시 증폭될 전망이다.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은 성명에서 "제82 공정사단 산하 신속대응부대(IRF) 소속 보병대대를 파견하기로 인가했다"라며 "IRF와는 별개로 다른 병력도 수일 내에 파견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성명에서 1차 파병 규모를 약 750명으로 밝혔다. 그는 "파병 결정은 미국 직원과 시설에 대한 위협이 커진 데 따른 적절한 조치며, 아울러 예방적 차원에서 이뤄졌다"라며 "정부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국민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앞서 대사관 공격 직후 해병대 병력 100여명을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으로 배치했다. 여기에 IRF 소속 750명을 추가 배치해 대응 수위를 높인 것이다.

또한 제82 공정사단 내 여단 규모의 공수부대원 4000여명이 수일 내에 투입될 수 있도록 군장을 챙기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현재 중동 지역에 6만명의 미군이 주둔 중이다. 이 가운데 이라크에 약 5000명이 배치돼 있다. 이란의 위협이 지난해 5월부터 증가하면서 중동에 파병된 미군은 1만4000명 정도 늘어난 상황이다.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시위대가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습격한 데 따른 것이다. 시위대는 지난달 29일 미군이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를 폭격해 수십명이 숨진 것에 항의하며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으로 몰려갔다. 이들은 대사관 철문을 부수고 공관 안쪽으로 진입해 경비초소 등에 불을 지르고 반미 구호를 외쳤다.

현재 이들은 대사관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은 대사관 부근 주차장과 공터에 텐트 50동을 치고 간이 화장실까지 설치해 장기 농성을 예고했다. 이라크 군경이 1일 오전 이들을 해산하려고 최루탄을 쏘면서 잠시 충돌을 빚기도 했다. 대사관을 경비하는 미 해병대도 시위대에 최루탄을 발사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