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1.02 10:53
지난해 12월 31일 이라크 바그다드 미국대사관 앞에서 친 이란 시아파 민병대가 불을 지르고 있다. (사진=CNN News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공격한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와 그 지지 세력이 1일 밤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부근에서 철수했다.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틀째 대사관을 둘러싸고 시위를 벌이던 이들은 시아파 민병대 지도부의 철수 요청을 받아들여 시위를 중단하고  철수했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는 "우리는 지도부의 명령에 따르기로 했다"라며 "우리는 미 대사관으로 와 누구도 하지 못한 어마어마한 승리를 기록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라크 의회가 미군 주둔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라크군도 시위대가 미 대사관 부근에서 모두 물러났다고 확인하면서 대테러부대가 대사관을 둘러싸 안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1일 오전 대사관 외벽을 타고 넘어 안으로 진입하려고 시도하고 경비 초소, 안내 창구 등 외부로 노출된 시설에 불을 질렀다. 대사관 안쪽으로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벽에 스프레이로 미군 철수와 대사관 폐쇄를 요구하는 반미 구호를 적기도 했다.

미군은 31일 밤과 1일 새벽 아파치 헬기 2대를 동원해 야간에 시위대가 대사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명탄을 쏘며 경계 작전을 폈다.

한편,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바그다드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그러나 첫째, 당신(트럼프 대통령)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둘째, 당신이 논리적이라면, 실제로 그렇지 않지만,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저지른 범죄가 두 국가로 하여금 당신들을 증오하게 만들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이라크 주재 미 대사관 습격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따른 반미 정서 때문이라고 주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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