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0.01.03 10:48
유상철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사진=인천유나이티드FC 인스타그램)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유상철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인천유나이티드 측은 지난 2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상철 감독, 인천유나이티드 명예 감독으로 남는다"고 공지했다.

인천 구단은 "유상철 감독님이 지난달 28일 구단에 사의를 표하며 2일부로 구단과의 동행을 마무리하기로 결정됐다"며 "유감독은 '지휘봉을 내려 놓고 치료에 전념하여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유 감독은 지난해 5월 인천유나이티드 제9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췌장암 4기를 판정 받았지만 현장을 지키며 최종 순위 10위(7승 13무 18패, 승점 34)로 1부 잔류에 성공했다. 인천 구단은 유 감독을 명예 감독으로 임명하고 2020년 시즌 잔여 연봉을 모두 지급할 예정이다.

유 감독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천에서 정말 행복한 기억을 많이 얻었다. 마지막 남은 약속을 지켜달라는 팬 여러분의 외침에 보답할 수 있도록 반드시 완쾌하여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 감독은 인천유나이티드 공식 SNS를 통해 "인천에서 보냈던 지난 7개월은 가장 행복했고 감사했다"며 "언제나 인천과 함께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인천을 응원할 것"이라고 팬들에게 편지를 남겼다. 

한편, 유 감독이 떠나며 인천은 임중용 수석코치 체제로 오는 7일부터 태국 방콩에서 전지훈련 일정을 소화한다.

[다음은 유상철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편지 전문]

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유상철입니다.

먼저 2020년 경자년(庚子年)을 맞아 새해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팬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엔 하는 일 모두 잘 되시고, 행복과 건강만 가득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다시 한 번 팬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게 된 이유는, 오늘(1/2)부로 제가 인천 감독직을 내려놓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시즌을 마치고 항암 치료와 휴식을 병행하면서 많은 고민과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구단과 선수들을 위해서 저는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욕심도 있었습니다. 2020년에는 정말 좋은 모습으로,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모두의 눈을 즐겁게 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축구를 팬 여러분께 보여 드리는 것이 팬 여러분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투병이라는 뜻하지 않은 변수 속에서 저는 냉정히 판단해야만 했습니다.

인천에서 보냈던 지난 7개월은 가장 행복했고 감사했습니다. 전달수 대표이사님과 이천수 실장을 비롯해 모든 구단 사무국 임직원분들과 코칭 및 지원스태프, 선수단, 그리고 우리 인천 팬들과 수많은 분이 물심양면으로 저를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신 데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저는 건강 회복을 위한 치료에 전념하고자 합니다. 팬 여러분이 저한테 부탁하신 ‘마지막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건강한 모습으로 팬 여러분께 다시 인사드릴 수 있도록 잘 치료받겠습니다.

비록 몸은 인천을 떠나지만, 저는 언제나 인천과 함께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인천을 응원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며 인사말을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유상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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