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1.03 11:43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신년 하례회서 강조

대한의사협회 신년하례회. <b>박능후</b> 보건복지부장관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이 보인다.
대한의사협회 신년하례회. 가운데가 최대집 회장을 중심으로 왼쪽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오른쪽에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보인다.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3일 열린 신년 하례회에서 “그동안 정부가 진료실 폭력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했지만 여전히 의료현장에서의 위험은 상존하고 있다”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 반의사불벌죄 폐지와 진료거부권 보장 등을 제도화하는데 노력하겠다”고 천명했다.

최 회장은 오는 4월 21대 국회의원 총선이 있는만큼 의료계의 뜻이 보건의료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정부가 지속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장성 정책에 대한 의료계 입장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2년 전 의료계가 우려하던 대로 필수의료와 의료전달체계 붕괴, 건강보험재정 위기 등 문재인케어의 부작용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한국의료의 정상화를 위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2020년 대한의사협회장의 신년하례회 개회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입니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열악한 의료계 환경 속에서도 국민건강 수호의 최일선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계신 의료계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새해 만사형통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아울러 바쁘신 일정 중에도 의료계와 함께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기 위하여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님 등 내 외빈 여러분께도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저희 의협 제40대 집행부는 2018년 5월 출범이후 약 1년 8개월 동안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회원님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한국의료 정상화’를 향하여 전력 질주해왔습니다. 정부의 일방통행식 의료정책 강행에 맞서 고군분투해왔습니다.

2020년을 맞이하는 지금, 2년 전 의료계가 우려하고 예언했던 대로 필수의료와 의료전달체계 붕괴 및 건강보험재정 위기 등 문재인케어의 부작용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의료계의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의료계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목소리가 힘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새해에는 의료계의 합리적인 주장이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체감하실 수 있는 성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저희 대한의사협회는 그간 바람직한 의료환경 조성과 올바른 의료제도 개선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쏟아왔으며, 전 의료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더해져 여러 성과물이 도출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비감염병 환자의 일회용기저귀가 의료폐기물에서 제외됐으며, 천문학적 예산을 허비할 공공의대 신설 움직임도 일단 정지되었고, 2018년부터 추진해 온 의료감정원 설립이 지난해 결실을 맺었습니다. 또 의료기관에 대해 실손보험청구대행 의무화를 시도한 개악적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막아내고 있습니다.

개원가의 경영난 완화를 위한 노력도 성과로 이어져 제도도입 이후 꽁꽁 묶여있던 7개 질병군 포괄수가가 내년부터 현재 수가 대비 6.5% 인상되어 약 1400억 원의 재정이 투입됩니다. 또 8개 전문의로 제한됐던 요양병원 입원료가산 인력기준이 폐지되고 26개 전문의로 확대될 예정이며,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한방물리요법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을 막아내는 성과도 이끌어냈습니다. 아울러 상대가치점수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2차 개편이 올해 마무리되고, 기본진찰료 개선을 위한 3차 개편 연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찰료 현실화를 통해 진료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나갈 것입니다.

지난 12월 29일 회장 불신임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한 안건이 상정된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렸습니다. 두 안건 모두 부결되긴 했지만, 이것을 계기로 지난 1년 8개월을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쇄신해나가려 합니다. 그리고 회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각오로 새해에도 한국의료 정상화를 위해 많은 일들을 풀어나갈 것입니다. 우선 진료실에서의 폭력이 잦은 것도 한국의료가 정상적이지 못하기 때문인 만큼 이를 근절하기 위하여 반의사불벌죄 폐지, 진료거부권 보장 등이 반드시 제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4월에는 제21대 국회의원총선거가 치러집니다. 한국의료 정상화를 위한 투쟁도 필요하지만 큰 틀에서의 정책 수정이나 변경에는 국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만큼 총선 과정에서 의료의 전문가인 의료계의 뜻이 보건의료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아가 독립된 면허관리기구를 통한 자율규제권 및 면허관리체계 확보를 위해 국내 실정에 맞는 모델을 개발함은 물론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는데도 힘을 모으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 건축허가를 받은 이촌동 의협회관 신축이 새해부터 본격화될 것입니다. 그동안 신축기금을 쾌척해주신 회원님들과 관련 단체에 거듭 감사드리며, 의료 발전의 근거지로서 손색없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울이겠습니다.

존경하는 의료계 관계자 여러분,

우리 안에 서로 다른 목소리와 입장차들이 존재하지만, 국민건강을 위한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은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이 소망하는 목표입니다. 의협이 이 모든 목소리들을 충분히 듣고 균형 있게 조율하며 합리적으로 추진해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내적으로는 소통을 활성화해 의견수렴의 폭을 넓히고, 대외적으로는 의협의 위상과 권위를 되살려 최고의 전문가단체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켜 나가겠습니다.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의료계의 화합과 단결 그리고 발전을 위해 전직역이 지혜와 용기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새해에는 의료계에 기쁨이 가득하길,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이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0. 1. 3.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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