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1.03 14:51
최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근원지로 알려져 무기한 폐쇄된 중국 우한 화난수산시장의 한산한 모습. (사진=東森新聞 CH51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속출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재발의 불안에 휩싸인 중국 우한(武漢)을 다녀온 홍콩인들이 고열 증상을 보여 홍콩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최근 우한을 다녀온 3명의 홍콩인이 고열과 상기도감염(上氣道感染) 증상 등을 보였다고 밝혔다. 상기도감염은 코와 목구멍의 감염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편도염, 인두염, 후두염, 부비강염 등이 있다.

홍콩 당국은 3명을 격리 병동에 입원시킨 후 치료했다. 다행히 2명은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으며, 나머지 1명도 더는 고열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 3명은 우한을 방문했지만, 폐렴 발병의 근원지로 알려진 화난(華南)수산시장을 다녀오지는 않았다고 당국은 밝혔다.

하지만 최근 2003년 사스 대유행 때 큰 피해를 겪은 홍콩 보건 당국은 사태 확산을 우려해 만반의 경계를 펼치고 있다.

홍콩 당국은 홍콩국제공항에 적외선 센서를 추가로 설치해 우한에서 오는 모든 여행객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최근 14일 내 우한을 방문했다가 호흡기 감염,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즉시 공공병원에 격리 입원시킬 방침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추가로 확인되는 사항은 매일 공표하기로 했다.

중국의 관문인 홍콩은 교통량이 많아 전세계 전염병의 중심지로 악명이 높다.

2002~2003년 사스 파동 당시 본토에서 5300여명이 감염돼 이 가운데 39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비해 홍콩에서는 1750여명이 감염돼 299명이 숨졌다. 중국의 인구(13억명)가 홍콩(760만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은데도 발병자수와 사망자수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한편, 중국 당국은 우한에서 시작된 폐렴 감염 사태가 확산되자 발 빠른 조치를 내놓고 있다. 당국은 환자 발생이 집중된  화난수산시장을 무기한 폐쇄했다. 화난시장은 수산물 도매시장으로 알려졌지만 시장 안쪽에선 꿩과 뱀 등 야생동물도 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한에선 지난해 12월 이후 모두 27명이 폐렴에 감염됐으며, 이들 대부분이 화난 시장 상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된 환자들은 고열에 시달리고,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등 사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7명은 위중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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