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1.04 07:00

"지역구의 '경쟁 후보자 비방'에도 진행자가 제지·반박 안해"
"과거 유신정우회가 '비례한국당'과 성격 다른데도 유사사례로 설명"

자유한국당 박성중(가운데) 의원이 지난해 7월 25일 국회에서 KBS 로고 파문 관련 자유한국당 출마희망자들이 집단소송에 나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박성중 의원 블로그 캡처)
자유한국당 박성중(가운데) 의원이 지난해 7월 25일 국회에서 KBS 로고 파문 관련 자유한국당 출마희망자들이 집단소송에 나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박성중 의원 블로그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자유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위원장: 박성중 의원)는 지난 2일 "JTBC 아침& 등 5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부당·편파방송으로) 제소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에 집중적으로 JTBC 등에 대해 모니터링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한국당이 밝힌 '구체적 사례' 중 첫번째는 지난해 12월 11일 이정헌 앵커가 진행한 'JTBC 아침&'이다. 한국당 미디어특위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현재 민주당 안양동안을 지역위원장으로서, 이 지역 현역 의원인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내년 총선에서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전날 제1야당을 배제한 채 자행된 민주당 주도 예산안 처리에 대해 토론하면서, '심재철 의원의 리더십이 유지될 수 있느냐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 '자유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이 여당의원에게 갓 뽑은 신임 원내대표를 데려다 협상하는 것이 어디 있느냐라고 얘기했다', '흡사 갓난아이를 데리고 뭘 했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는 여당 대변인으로서 제1야당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것을 빙자해, 실제로는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 국면에서 방송을 통해 지역구의 경쟁 후보자를 비방한 것"이라며 "진행자는 이를 제지하거나 반박하지 않았다"고 힐난했다.

두 번째 지적은 지난해 12월 23일에 손석희 앵커의 'JTBC 뉴스룸' 관련이다. 여기에서는 "비례대표 전용 정당의 과거 비슷한 사례로 1973년 유신정우회를 소개하면서, 기자(박성태)가 '대통령 말만 따라하기 때문에 민심과 이반되는 효과가 더 컸다', '비례 특화 정당은 대표가 비례 순위를 정할 가능성이 많아 민심과 이반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면서 "유신정우회는 민주화 이전 국민의 직접 투표로 선출하지 않은 비례대표 의원 단체여서 현재 자유한국당에서 논의하고 있는 '비례한국당'과는 성격이 전혀 다름에도, 과거 유사사례로 소개해 자유한국당이 추진하는 비례대표 전용 정당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이 방송에서 "비례 특화 정당은 대표가 비례 순위를 정할 가능성이 많다며 일반 정당에 비해 비민주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근거없는 내용을 방송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세 번째도 역시 손석희 앵커의 'JTBC 뉴스룸'이 지적됐다. 한국당은 지난해 12월 25일 '한국당, 253개 지역구 총동원령... 홍보전 인증샷'이라는 주제의 방송을 문제 삼았다. 미디어특위는 "여당을 중심으로 하는 '4+1 협의체'에 의해 공직선거법이 일방적으로 개정되는 초유의 상황에 대처해 자유한국당이 초당적으로 대응하고 내부적으로도 일치되고 있음에도, 기자(유한울)가 '전략에 대한 공유도 없이 지시 내리듯 공문만 보낸다',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라는 것이냐'라는 정체불명의 '의원실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자유한국당 내부에 불만의 목소리가 더 많은 것처럼 오인되도록 방송했다"고 쏘아 붙였다.

한국당 미디어특위는 네 번째로 JTBC에 이어 'YTN 24'에도 비난의 화살을 쏟아 부었다. 미디어특위는 송경철 앵커의 진행으로 지난해 12월 18일 방송된 '잠이 오냐 군기잡던 황, 회의에서 꾸벅'이라는 뉴스를 통해 "앵커(송경철)가 황교안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 잠이 오냐고 일침을 가했지만, 다음날 자신도 공개회의에서 졸음에 눈을 비비거나 한참 동안 눈을 감고 있어 구설에 올랐다고 보도했다"며 "당시 황 대표가 눈을 비비거나 잠시 감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방송 화면 어디에도 '꾸벅' 조는 모습은 없었음에도, 리포트 제목과 방송 중 자막으로 '공개회의에서 꾸벅'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희화화시켰다"고 성토했다.

미디어특위가 뽑은 다섯 번째 모니터링 사례는 MBN '아침& 매일경제'다. 이상훈 앵커의 진행으로 지난해 12월 17일 방송된 이 프로그램에서 "진행자(이상훈)가 1년 전 정부의 가짜뉴스 대응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했다면서, 전날 있었던 자유한국당의 '불공정 보도 3진아웃제'에 대해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미디어특위는 "가짜뉴스는 사실과 다른 보도이며 주로 표현의 자유가 폭넓게 보장되는 인터넷에서 정부의 보수 유튜버 규제 강화를 비판한 대응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불공정보도 3진아웃제는 사회적 책임이 강하게 요구되는 방송과 신문 등 언론의 불공정 편파 보도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에서 명백한 차이가 있음에도, 이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며 '내로남불'이라고 비난한 것은 부당하다"고 메스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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