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1.11 18:49
카부스 빈 사이드 알 사이드 오만 국왕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중동 지역에서 최장기간 권좌를 지킨 카부스 빈 사이드 알 사이드 이슬람 왕국 오만 국왕(술탄)이 향년 79세로 별세했다. 

10일(현지시간) 국영 오만통신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카부스 국왕이 이날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카부스 국왕은 최근 재발한 결장암을 치료하려고 지난달 말 벨기에를 방문했다가 예정보다 빨리 귀국한 바 있다. 오만에서는 그의 병세가 악화해 왕위 계승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는 1970년 영국의 도움을 받아 무혈 쿠데타로 집권한 뒤 오만을 50년간 통치했다. 카부스 국왕은 반군 반란 사태를 가라앉히는 등 사회 안정화에 기여했다. 그의 50년 통치 아래 오만은 중립 외교를 펼치며 역내 중재자로 거듭났다.

오만 정부는 카부스 국왕이 별세함에 따라 3일 동안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오만 왕실은 곧바로 술탄국 기본법 6조에 따라 왕족회의를 소집하고 후계자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후계로는 사촌인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 문화유적부 장관이 지명됐다.

오만 왕실은 성명에서 "하이삼 빈 타리크는 (카부스) 술탄이 선택한 사람을 지명하자고 결정한 왕실 회의 뒤 이 나라의 새 술탄으로 선서했다"라고 밝혔다.

오만의 새 군주에 오른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는 11일 "오만의 평화적인 외교정책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이삼은 이날 국영TV로 방영된 연설에서 "모든 국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외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 외교정책을 펴겠다"고 발표했다. 

하이삼은 즉위 직후 첫 공개연설에서 "우리는 작고한 술탄의 길을 따르겠다"며 "우리나라의 외교정책은 다른 국가, 국민과 평화롭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외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국가 주권과 국제협력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오만을 50년간 통치하며 사회 안정과 경제 부흥을 일군 술탄 카부스의 장례는 11일 수도 무스카트에서 국민적 애도 속에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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