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1.12 09:39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사진=차이잉원 페이스북)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사진=차이잉원 페이스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대만 총통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내세우는 중국을 향해 "어떠한 위협에도 대만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당선을 확정 지은 후 11일 오후 9시(현지시간)께 민진당 선거운동 본부 앞 무대에 올라 선거 승리를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차이 총통은 "매번 선거가 열릴 때마다 대만은 민주·자유적 생활 방식과 국가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면서 "대만이 주권과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을 때 대만인들이 결의를 더 크게 외치리라는 것을 세계에 보여줬다"고 역설했다.

차이 총통은 그러면서 "국민이 선택한 정부는 절대로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 결과야말로 가장 분명한 답안"이라고 덧붙였다.

차이 총통은 중국을 향해 강경한 입장을 피력하는 동시에 대화의 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사도 밝혔다.

차이 총통은 "중국이 대만의 민의를 존중하고, 중화민국 대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시한다면 평화롭고 평등한 방식으로 양안 간 모순을 처리하고 언제든 양안 간 대화와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또 "평화와 평등, 민주, 대화 등 4단어가 양안 관계를 회복하는 키포인트"라며 "양안 국민의 거리를 좁히고, 상호 이해와 이익을 추구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화는 대만에 대한 무력 위협을 중단하는 것이고, 평등은 양측이 상호 존재를 부인하지 않는 것"이라며 "민주는 대만의 미래를 20300만 대만인이 결정하는 것이고, 대화는 양측이 마주 앉아 미래의 양안 관계와 발전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이 총통은 또 "대만 국민들은 민진당이 계속해서 집권하고, 국회에서 다수를 차지할 수 있는 선택을 했다"면서 "이는 지난 4년간 걸어온 방향이 올발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선거에서 집권 민주진보당 후보인 차이 총통은 817만231표(57.13%)를 득표해 552만2119표(38.61%)를 얻은 중국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을 264만여표 차이로 누르고 15대 중화민국 총통에 당선됐다.
친민당의 쑹추위(宋楚瑜) 후보는 60만8590표(4.25%)를 얻는 데 그쳤다.

차이 총통은 이번 선거에서 1996년 대만에서 총통 직선제가 시행되고 나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라는 새 기록을 세웠다. 차이 총통의 재선 성공은 다수의 대만 유권자들이 투표로 중국의 대만 압력에 강한 반감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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