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현행 재무제표, 기업 배당여력 과대평가 가능성 커"
한경연 "현행 재무제표, 기업 배당여력 과대평가 가능성 커"
  • 장진혁 기자
  • 승인 2020.01.1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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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태 교수 "자사주 매입 및 이익소각 반영한 실질배당성향 도입해야"
"삼성전자, 2017년 현금배당성향 14.1% …실질배당성향 계산하면 42.8%"
권태신 한경연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경연)
권태신 한경연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경연)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현행 재무제표는 자사주 취득을 이익잉여금에 반영하지 않아 기업의 배당여력을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큰만큼 자사주 매입 및 이익소각을 반영한 실질배당성향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회계학회와 함께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자기주식과 배당의 새로운 회계처리 모색' 세미나를 개최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주주환원 수단으로 배당 및 자기주식 취득을 확대하고 있으나 현행 회계정보 제공방법이 기업의 실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배당 및 자사주 매입 규모의 확대 요구에 앞서 기업 실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며 그 바탕에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투자가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업 유보이익 과대평가

황인태 중앙대 교수는 이날 발제한 '자기주식 회계처리 개선방안의 연구 결과'에서 "자사주는 배당과 함께 주주환원 수단으로서 주목받고 있으며 실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금융사인 KB와 신한지주를 포함해 많은 기업들이 자사주를 취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사주를 보유한 상장기업은 2007년 782개 기업에 불과했으나 2018년 1372개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상법은 자본충실의 원칙상 자기주식 취득을 예외적으로만 허용했으나 2011년 개정을 통해 전면적으로 허용하며 한도를 배당가능이익으로 설정했다.

황 교수는 "자기주식을 취득하면 사실상 그만큼 배당가능이익이 감소한다"며 "현재 회계처리는 기타자본 차감으로 공시하고 있어 이익잉여금에 영향을 주지 않아 외부에서 기업의 배당여력을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익잉여금에 반영할 것을 제안했다. 사내유보금으로 불리고 있는 유보이익이 과대 계산돼 처분과 투자 압력으로 연계되는 문제점에도 연결된다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실질배당성향 도입해야

황인태 교수는 "자기주식의 매입과 이익소각은 현금의 사외유출로 회계적 관점과 경제적 효과 면에서 배당과 동일하나 그 정보가 회사의 배당정보 공시에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개선방법으로 사업보고서의 배당 정보에 자기주식 취득과 이익소각 관련 정보인 이익소각과 자기주식순취득액을 함께 공시할 것을 제안했다. 그 근거로 기본주당순이익에 추가해 잠재적 보통주도 보통주로 전환됐다는 가정하에 희석효과를 반영해 계산한 희석주당순이익을 추가로 공시하고 있음을 들었다.

더 나아가 현금배당성향 공시에 있어서 자기주식 취득 및 이익소각 효과를 반영할 수 있도록 실질배당성향과 간주배당성향을 추가로 도입해 3단계로 배당정보를 제공하자고 주장했다. 현금배당성향은 현금배당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자기주식 취득과 이익소각 효과는 포함되지 않아 과소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현금배당액 대신 현금배당액과 자기주식이익소각액을 사용한 실질배당성향, 여기에 자기주식취득액을 더하고 자기주식처분액을 차감한 금액을 이용한 간주배당성향을 표시하자는 것이다.

삼성전자에 적용한다면 2017년 현금배당성향은 14.1%에 불과하나 실질배당성향은 42.8%, 간주배당성향은 63.0%로 증가해 유사한 경제적 효과를 가진 현금배당·자사주 취득과 소각을 함께 공시함으로써 투자자들의 투자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황인태 중앙대 교수가 '자기주식 회계처리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황인태 중앙대 교수가 '자기주식 회계처리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경연)

◆ 법제도 개선해 기업실상 반영해야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토론자들은 배당 및 자사주 처리 관련 회계정보의 추가적 제공에 동의했다.

송민섭 서강대 교수는 하나의 경제적 사건에 대해 형태에 따라 다른 회계처리가 적용되고 그 결과 배당금액이 달라진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세환 한국회계기준원 상임위원은 우선적으로 배당 및 자사주 정보를 주석에서 자발적으로 보여주도록 권고하거나 유도하는 대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경진 상장협 회계제도팀장은 일본은 재무제표 표시방법과 배당가능이익 계산방법이 일치하나 한국은 배당가능이익을 순자산에서 차감하는 상법구조와 일관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실현이익 계산방법에 대한 법무부의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촉구하며 현재의 복잡한 계산방법으로 인한 기업 부담이 크다고 강조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경영권 방어수단이 부재한 한국에서 자사주 보유가 경영권 방어수단으로도 이용되는 데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주주환원 요구가 점차 확대되는 상황에서 회계기준과 상법을 비롯한 관련 법제도 전반의 점검과 발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미나의 좌장을 맡은 손성규 연세대 교수는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의사결정에 있어서 기업의 배당정책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세미나에서 논의된 대안들을 제도권에서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IFRS는 회계처리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보다는 각국 자율성에 맡기고 있으므로 관련 법제와 기업환경 변화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한국 회계제도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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