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1.13 17:16

이명희·조현아·조현민이 반도건설과 합세하면 조 회장 경영권 잃을 수도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전경 (사진제공=한진그룹)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전경. (사진제공=한진그룹)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한진칼 지분율을 8.28%까지 늘린 반도건설이 한진그룹 경영참여를 선언했다. 이로인해 경영권 분쟁이 더욱 복잡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대호개발은 13일 특별관계자인 한영개발‧반도개발과 함께 보유한 한진칼의 주식 지분율이 종전의 6.28%에서 8.28%로 상승했다고 금융감독원에 공시했다.

반도종합건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인 대호개발은 “한 달 만에 한진칼 지분 2%를 사들인 것은 단순 투자 목적이 아닌 경영에 참여하기 위함”이라며 “향후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 정지 등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주주로서 관련 행위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개월 동안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늘려온 반도건설은 오너 일가를 제외한 한진칼의 단일 주주들 중 사모펀드 KCGI(17.29%), 델타항공(10%)에 이어 현재 3대 주주에 올랐다. 총수 일가는 특수 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28.94%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3월 23일 한진칼의 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한진칼 보유 지분 28.94%와 우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델타항공 지분 10%를  방패로 손쉬운 재선임을 예측했다. 하지만 지난 12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조회장의 경영방침에 반발하며 상황이 급변하게 됐다.

한지그룹 경영권 분쟁에 대한 시나리오로 먼저 조 회장을 제외한 어머니 이명희 고문(5.31%)와 조 전부사장(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가 반도건설과 의견을 같이 할 경우 지분율이 26.5%가 되어 조 회장이 델타항공(10%)과 뜻을 합쳐도 20.67%로 지분율이 부족해 경영권을 잃을 수 있다.

그 외에 KCGI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델타항공, 국민연금(4.1%)를 설득할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반도건설의 ‘캐스팅보트’ 역할로 어느 쪽과 손을 잡느냐가 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고 조양호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조 회장의 권유로 한진칼 주식을 매입했다는 권 회장의 설명으로 봐서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로 나설 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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