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1.14 15:42

세브란스 박희남 교수팀, 심장질환자의 신장 치료가이드로 활용

박희남 심장내과 교수
박희남 심장내과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 환자에게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한 결과, 콩팥기능까지 향상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박희남 교수팀(박제욱 전문의,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은 심방세동 환자를 장기추적한 결과, 이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관찰됐다고 14일 보고했다.

심장과 신장은 ‘형과 아우’처럼 상호 영향을 미친다. 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한쪽에도 기능이 떨어져 ‘심신(心腎)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다.

그동안 의사들은 심장질환자의 신장기능 저하가 일반인보다 2~3배나 많이 발생하지만 딱히 이를 막을 수 있는 치료지침이 없어 고민해 왔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심방세동 환자 중에서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 571명을 5년간 추적·조사했다. 대조군으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 약물치료만 받은 1713명을 찾아내 함께 비교했다. 그 결과,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군이 약물치료 환자군보다 신장기능이 향상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장기능 척도로는 ‘사구체여과율’(GFR)을 활용했다. 사구체여과율이란 신장이 1분 동안 혈액을 깨끗이 걸러주는 혈액량을 말한다. 정상 사구체여과율은 분당 90~120㎖이다.

사구체여과율로 본 효과는 전극도자절제술군이 치료 전 81.4㎖에서 치료 5년 후 84.6㎖로 증가한 반면 약물치료군은 치료 전 81.8㎖에서 치료 5년 후 82.4㎖로 차이가 났다.

연구팀은 당뇨병이 동반되지 않은 전극도자절제술 시술 심방세동 환자군의 신장기능도 살폈다. 그 결과, 이들 환자군의 신장기능 향상 비율은 42.4%로 당뇨를 동반한 시술 환자군(31.3%)보다 10%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밖에도 연구팀은 전극도자절제술군과 약물치료군 모두 5년간 정상 심장박동을 유지하면 심방세동 재발군에 비해 평균 2.7배 신장기능이 향상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전극도자절제술이 심장박동을 회복시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함으로써 신장기능이 회복된 것으로 해석했다. 박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의 신장기능 보존을 위한 적극적 치료 가이드로 이번 연구가 널리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심장협회(AHA)에서 발행하는 ‘Journal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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