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20.01.14 15:49

김도진 전 행장, 사상 최대 실적 냈지만 중소기업 대출시장점유율 높이지 못해

IBK기업은행 서울 중구 본점. (사진=박지훈 기자)
IBK기업은행 서울 중구 본점. (사진=박지훈 기자)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문재인 정부의 외부 출신 기업은행장 임명은 기업은행의 정책금융 성격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수혈하고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하는 것"이라며 이번 기업은행장 인사에 대한 취지를 에둘러 말했다.

이에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한국전력도 비록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으나 문 정부는 여름 폭염철 전기료를 인하해왔다"며 "마찬가지로 기업은행의 호실적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 정부의 윤종원 전 경제수석을 기업은행장을 내정하고 이날 변화를 거론한 것으로 볼 때 기업은행의 정책금융기관 성격을 다시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획재정부(53.2%), 산업은행(1.8%), 수출입은행(1.5%)를 통해 기업은행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김도진 전 행장 임기 중 사상 최대 실적을 냈으나 시중은행들의 기업대출 확대에 좀처럼 중소기업대출 시장 점유율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부터 가계대출의 예대율 가중치가 높아져 업계의 중소기업대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문 정부의 주요 정책에서 기업은행이 맡을 역할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020년 경제정책 발표를 통해 올해 정책금융 규모를 작년보다 43조원 증액한 479조원으로 확대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정부가 동산금융을 확대하고 스타트업 및 소재·부품·장비 산업 성장을 지원키로 한 만큼 기업은행의 역할도 무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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