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1.14 15:27

우정민 "대통령 메시지, 실현 가능성 낮아"…야당·외교안보 전문가, 부정적 평가
한국당 "조국의 고초는 마음 아프고 경악하고 있는 국민들의 분노는 우습냐"
바른미래당 "반성은 없고, 망상만 있는 대통령의 '신념(信念) 기자회견'일 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 전반에 거쳐 대통령의 소신을 밝히고 있다. (사진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 전반에 걸쳐 대통령의 소신을 밝히고 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 개혁·남북관계 및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피력하자 이에 대해 야당들을 비롯해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혹평을 내놨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여전히 국정 자화자찬에 현재 대한민국 상황에 대한 반성도, 개선의 여지도 없는 이벤트였다"며 "의회, 사법까지 전부 틀어쥔 무소불위 권력을 움켜쥐고 지금과 같은 폭정을 계속 자행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의 장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정권의 사법장악에 대한 지적에는 동문서답에 측근 감싸기에 여념이 없었다"며 "대통령은 추미애 장관을 보내 자행한 검찰학살을 개혁이라 말하는가 하면, 속보이는 작태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박수갈채로 둔갑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국사태에 대해서는 국민께 진정한 사죄 대신 조국에 대한 마음의 빚 운운하며 국민들을 우롱했다"며 "조국의 고초는 마음 아프고 경악하고 있는 국민들의 분노는 우습냐"고 따져 물었다.

특히,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대책 없는 부동산 정책은 보유세를 강화하겠다고 하고, 균형발전 시키겠다는 지방경제도 결국 정부가 세금을 쏟아 부어야 가능하다"며 "열심히 벌어 집 한 채 가진 것이 고통이 되게 한다고 부동산 문제가 풀린단 말이냐. 시장을 이겨 보겠다는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무지에 절망할 수밖에 없다"고 쏘아 붙였다.

계속해서 전 대변인은 '외교 안보'분야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그는 "외교는 고립이고 안보는 파탄이 나서 국민은 불안해 못살겠다는데 한가하고 여유롭기까지 한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비핵화는 없다고 선언하며 남쪽은 끼어들기 말라며 면박 주는 북한을 두고도 여전히 대북제재 완화만 되풀이했다. 북한에 올인하다 쪽박을 찼는데도 여전한 대통령"이라고 힐난했다.

바른미래당의 김정화 대변인은 이날 국화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을 정조준 해 비난의 화살을 쏟아 부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가관"이라며 "(문 대통령이) 정치권이 국민의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총선을 통해 달라지길 바란다고 한 것이 설마 야당을 심판해 달라는 말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국론절단기인 대통령 본인이 할 말은 아니다"라며 "정치·경제·안보·외교를 파탄내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문 대통령. 반성은 없고, 망상만 있는 대통령의 '신념(信念) 기자회견'이 아닐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대변인은 '대북문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 정부를 향해 '주제넘게 끼어들지 말라'는 북한을 향해 '남북 간 대화를 비관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느냐"며 "헛된 망상은 대통령의 특권이 아니다"라고 맹공을 펼쳤다.

또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식도 거론했다. 그는 "조국에게 '검찰개혁 기여' 운운하며, '마음의 빚'을 졌다는 문재인 대통령. '국민 갈등'에 기여한 사람에게 무슨 헛소리인지 묻고 싶다"면서 "조국 한명과 국민을 맞바꾼 대통령이 개탄스럽다"고 질타했다.

정치적으로 중도로 분류되는 대안신당도 '미흡하다'는 논평을 내놨다.

대안신당의 김정현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과거 기자회견이나 국민과의 대화에 비해 소통노력 면에서 비교적 진일보했으나 집권 후반기를 맞아 담대하고 신선한 국정동력 제시에는 미흡했다"며 "국정운영을 하는데 여러 애로에 따른 협력을 구했으나 여전히 '보이지 않는 어떤 벽'에 가로막혀 있는 듯한 인상"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협치문제와 관련 기존 정당정치의 한계를 토로했지만 역시 대통령이 강하게 주도해서 이를 뛰어넘을 정치력을 보여주는 데는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외교 안보 전문가인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 센터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관한 질문을 받고 현실적 어려움을 인정하연서도 남북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을 보면 과연 한반도 상황의 현실을 제대로 짚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북한이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고 보았지만 북한은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 대화의 문은 닫았다"며 "오로지 자신들이 원하는 핵보유를 위한 대화만을 열어둔 것"이라고 진단했다.

계속해서 그는 "북한은 영변 핵시설로 제재를 해제 받고 핵무기와 핵물질을 남겨두는 협상을 전개하려 든다"며 "미국이 이러한 협상에 동의하면 북한은 협상을 통해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되려하고 미국이 양보를 하지 않으면 노골적으로 핵보유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미북 정상간 신뢰가 두텁다더니 하는 발언은 국민을 실망케 한다"며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서로의 국내정치적 이해를 위해 관계가 좋은 척하고 있을 뿐이다. 하루 빨리 대북정책을 정상적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른 외교 안보 전문가인 바른미래연구원 우정민 부연구위원은 "현 단계에서 남북 북미 대화는 낙관보다는 비관에 무게감이 든다"며 "그런 의미에서 문 대통령이 언급한 메시지는 단지 희망이지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이어 "대화가 조성되려면 북한이 비핵화에 상응하는 조치, 다시 말해 매력을 느끼는 미국의 당근이 필요한데 현 단계에서 미국은 이 조치가 북한의 실천이 먼저 되지 않는 한 완강히 거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그는 "북한이 지난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새로운 길'은 미국이 제재 완화가 없을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이 현실에서 자구적 경제 판로를 찾되 이것이 (미국을 포함해) 외부로부터 방해받을 때는 무력으로 대응할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노선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그는 "현실 단계에서 북한의 상황을 관리해내는 것이 중요하며, 이의 바탕은 기본적으로 한미동맹 한일 전략적 공조가 매우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 조치들은 김정은이 트럼프와의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에 일종의 교훈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북한은 미국이 내놓을 비핵화 조치가 어느 정도 수준의 상응조치에 해당하는지 저울질하면서 미국과 대화를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미국은 비핵화 조치가 의미를 갖고 향후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도록 사찰과 검증 부분에 방점을 찍으며 북한을 옥죄는 방법도 조심스럽게 예측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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