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1.14 18:39

보건복지부·심사평가원, 수혈률·암·만성질환 등 대상 의료의 질 향상이 목적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우리나라 의료기관에서 심장수술을 할 때 수혈하는 비율은 76∼95%에 이른다. 이에 비해 미국은 29%에 불과하다. 무릎관절을 인공관절로 갈아끼우는 슬관절치환술의 수혈률은 이보다 심한 격차를 보인다. 미국 8%. 영국 8%, 호주 14%에 비해 국내 병원은 78%로 월등히 높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0년 의료행위 35항목에 대해 적정성 평가를 하겠다고 14일 밝혔다.

정부의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는 진찰·수술 등 의료서비스가 비용효과 측면에서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보건당국은 2001년 항생제 처방률 평가를 시작으로 그동안 급성기 및 만성질환과 환자경험 및 중소병원 등 다양한 영역으로 대상을 확대해 의료의 질을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예컨대 감기의 항생제 처방률은 2002년 73.3%에서 지난해 38.4%로, 주사제 처방률은 같은기간 38.6%에서 16.4%로 줄었다.

평가는 과잉서비스를 개선하는 동시에 부족한 서비스를 보완해 주는 효과로도 나타난다. 위암수술 후 권고되는 보조항암화학요법 시행률은 2016년 84%에서 지난해 91.8%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당화혈색소 검사 실시율은 2012년 69.0%에서 지난해엔 83.1%로 크게 향상됐다.

올해 적정성 평가 대상은 암과 만성질환 등 35개 항목이다. 혈액사용을 비롯해 우울증, CT검사 등 진단 영역, 요양병원의 사회복귀율,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평가 등이 포함됐다.

결핵은 지난해 신환자가 70세 이상 고령자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 점을 감안해 올해는 고령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을 포함키로 했다. 또 폐렴은 계절 요인을 참고해 환자 발생이 많은 겨울 전체를 평가대상 기간으로 정했다.

특히 요양병원의 사회복귀율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진료결과에 대한 지표를 신설하고, 평가기간도 당초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기로 했다.

의료의 적정성 평가는 결국 의료의 질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심평원은 평가결과의 질 향상이 필요한 의료기관이나 활동지원이 필요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교육·상담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국민이 체감하는 의료의 질 향상이 구현되도록 서비스 평가와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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