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효영기자
  • 입력 2015.10.12 12:21

사활 건 롯데, 신동빈회장이 직접 비전 발표...두산, 신세계, SK도 전의 활활

올상반기 서울 시내 면세점 1차대전에 이어 올하반기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기 위한 2차 대전이 본격화됐다.

서울시내에서 올연말 특허가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22일), 월드타워점(12월31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11월16일) 등에 대한 관세청의 특허 입찰 접수가 지난달 마감된 가운데 수성과 도전에 나선 기업들이 잇따라 계획과 비전을 발표하며 전투 태세에 돌입했다.

롯데는 12일 신동빈 그룹 회장이 직접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수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호텔롯데 매출의 80% 이상이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2조4,853억원)에서 발생하는 롯데로서는 이번에 면세점이 특허를 받지 못할 경우 호텔롯데의 상장, 순환출자 해소 등 최근 경영권 분쟁 이후 약속했던 계획들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더욱이 지난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법적 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게 된 시점인 만큼 롯데로서는 신 회장이 사활을 걸고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롯데면세점 인천 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상생 2020’ 선포식에 참석해 ‘2020년 세계 면세시장 1위 도약’이라는 비전을 선포하면서 “롯데면세점이 앞으로 5년동안 사회공헌 분야에 1,5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우수 중소 협력사에 2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 조성 ▲중소브랜드 매장 면적 2배로 확장 ▲중소브랜드 육성 및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인큐베이팅관’ 운영 ▲ 서울 성동구 서울숲 앞 유휴부지에 ‘언더 스탠드 에비뉴’ 100여개 조성을 통해 취약계층 자립 지원 ▲ 관광 인프라 개선 등을 제시하면서 ‘상생’에 운영전략의 방점을 찍었다.

롯데면세점은 이같은 상생 프로그램을 통해 본점과 월드타워점 내 중소브랜드 매출을 현재의 3,6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20년 1조3,5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현수 (주)두산 사장도 이날 저녁 시내 면세점 입지로 결정한 서울 중구 을지로 두산타워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사업 청사진을 제시한다.  ‘지역 상생형 면세점’을 내걸고 있는 두산의 동 사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용만 회장이 면세점 사업의 10~20%를 사회환원하기로 약속했다”며 “박 회장이 남들과 똑같은 면세점을 하려면 아예 하지 말고 대기업이 중소기업·소상공인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진정한 상생 모델을 만들어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두산은 두타 빌딩이 면세점 사업을 따내게 되면 국산 제품 비중을 개장 시점에는 40%, 5년 후에는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두산은 지난 16년동안 두타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한 노하우를 활용해 국산 매장의 상당수를 국내 중소 중견 브랜드에 할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두산은 인근 쇼핑몰과 연계한 ‘K-스타일’ 타운 조성,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및 전통시장과 연계한 야시장 프로그램 추진, 면세점 심야 개장, 주요 동대문 관광지 셔틀 운영, 관광객 유치 및 해외 마케팅 활동 등의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상반기 1차 대전에서 고배를 마신 신세계는 하반기 면세점 2차 대전에서 재도전 의지를 다지고 강북의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또다시 후보지로 제안했다. 신세계디에프는 대표 한류 콘텐츠 기업인 CJ E&M과 국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상생 협약을 맺고 K팝 공연장 조성 사업, 미디어폴 설치 등의 프로젝트를 통해 남대문 활성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신세계와 CJ의 협력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사촌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손잡은 것이어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앞서 정 부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기본은 일자리 창출”이라며 “고용난이 심각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최고로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해 신세계가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할 경우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SK네트웍스도 최근 경영 일선에 복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면세점을 카 라이프, 패션과 함께 3대 그룹 신성장 사업으로 내세운 만큼 공격적인 사업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상반기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 입찰경쟁 당시 입지로 삼았던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을 후보지로 내세웠다. SK네트웍스는 동대문의 특성을 살려 지역 상권과 전략적인 협업 시스템을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