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1.16 12:21

박장웅 IBS 연구위원 연구팀

촉감 인식장치를 뾰족한 구두 굽으로 밟아 압력을 주었다. 촉감 인식장치 내 총 400개의 센서가 압력을 실시간으로 감지했다. 초록색이 압력이 감지된 영역이며, 색이 진할수록 센 압력을 나타낸다.
촉감 인식장치를 뾰족한 구두 굽으로 밟아 압력을 주었다. 촉감 인식장치 내 총 400개의 센서가 압력을 실시간으로 감지했다. 초록색이 압력이 감지된 영역이며, 색이 진할수록 센 압력을 나타낸다. (사진제공=IBS)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발걸음부터 미세한 세포 움직임까지 포착하는 3D 촉각 인식장치가 개발됐다. 

박장웅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위원(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연세대, 한양대, KAIST와 공동으로 큰 힘부터 초미세 압력까지 3차원으로 감지하는 고해상도 촉각 인식장치를 개발하고, 인식장치에 압력을 감지하는 발광물질을 결합했다.  

촉각은 피부에 닿아서 느끼는 감각이며, 압각(압력), 온각(따뜻함), 냉각(차가움), 통각(아픔) 등이 있다. 

인간의 감각 중 가장 원시적인 감각인 촉각을 직관적으로 측정하고 표현하는 장치를 ‘촉각 인식장치’라고 한다. 최근 온도, 소리, 빛 등을 피부로 감지하고 데이터화하는 다양한 인식장치가 개발되고 있다.

3D 촉각 인식장치 내 센서 개수가 많고 조밀하게 배열될수록 보다 세밀하게 촉각을 감지할 수 있다. 

기존에는 이웃한 센서 간의 간섭이 심해 조밀하게 배열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이번 연구로 압력에 따라 두께가 변화하는 물질을 이용한 트랜지스터 센서를 개발하여 센서 간 간섭 없이 조밀한 배열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촉각을 고해상도로 세밀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연구팀은 사람 머리카락 단면(약 0.4㎟)보다 작은 면적에 가로 20줄, 세로 20줄의 정사각형 형태로 총 400개의 센서를 배열하여 3D 촉각 인식장치를 개발하고 장치가 잘 작동하는지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50㎏의 사람이 굽 반경 1㎝ 구두를 신고 인식장치를 밟았을 때, 굽에 가해지는 압력의 면적과세기가 인식장치에 실시간으로 표시됨을 확인했다. 

사람 심장세포의 움직임을 3차원으로 측정하여, 심장세포 하나가 박동할 때의 압력이 구두 굽으로 밟는 힘보다 약 1만0배 미세함을 확인했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3D 촉각 인식장치에 촉각을 감지하면 스스로 빛을 내는 화학물질을 결합하여, 3차원 촉각 분포를 맨눈으로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촉각을 시각화함으로써 촉각 인식장치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효과적으로 증대시켰다.

3D 촉각 인식장치로 발걸음 같은 큰 힘부터 세포 움직임 같은 초미세 압력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힘 감지가 가능해졌다. 

이는 넓은 감지 범위를 갖는 기존의 인식장치에 비해 약 100배 이상 정밀도를 향상시킨 것으로, 전자기기 산업부터 건강관리 및 의료 분야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박장웅 연구위원은“향후 심장 박동 및 혈압 등을 모니터링 하는 장치를 개발하고 신체 정보를 데이터화 하여 인공지능 진단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폭넓은 활용을 위해 촉각뿐만 아니라 단백질 정보까지 함께 감지할 수 있는 장치도 후속 연구로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나노 레터스에 지난 15일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박장웅(왼쪽) 연구위원, 장지욱 학생 연구원 (사진제공=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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