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1.16 18:25

어라이벌, 모듈화된 구조의 전기차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분야 최고 기술 보유
가격 경쟁력 확보한 유럽 전략형 밴, 버스 등 상용 전기차 공동 개발 착수

현대‧기아차와 어라이벌의 투자 및 협력 계약 체결식 후 (사진 좌측부터) 어라이벌의 아비나시 러구버(Avinash Rugoobur) CSO,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CEO,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현대차 상용사업본부 이인철 부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자동차)
아비나시 러구버(왼쪽부터) 어라이벌의 CSO,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CEO,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이인철 현대차 상용사업본부 부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클린 모빌리티’의 개발 방식 혁신과 시장 선도 역량을 확보하고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개발 기반을 갖추기 위해 선도기업과 협력한다. 

현대·기아차는 16일 영국의 상업용 전기차 전문 업체 ‘어라이벌에 1290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실시하고, 도시에 특화된 소형 상용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 위해 ‘투자 및 전기차 공동개발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협업은 자사가 지향하는 ‘클린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가속화 하는 동시에 전기차 개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양측간 협업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의 친환경 상용 전기차를 유럽에 우선적으로 선보이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럽 상용 전기차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2015년 설립된 어라이벌은 밴, 버스 등 상용차 중심의 전기차 개발 전문 기업으로, 본사가 위치한 영국 이외에 미국‧독일‧이스라엘‧러시아 등에 생산 공장과 연구개발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어라이벌의 강점은 모듈화된 구조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에 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이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를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플랫폼에 탑재하고,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구조의 차체를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뜻한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위에 이용 목적에 따라 고객 맞춤형으로 제작된 자동차 상부를 조립하는 ‘레고 블록’과 같은 단순화된 제조 방식이다.

전기차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배터리, 구동 부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여러 차종에 공유함으로써 원가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나의 플랫폼으로 개별 고객의 요구에 최적화된 맞춤형 차종의 제작이 가능해 차량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어라이벌은 이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화물 운송용 밴을 투입해 유럽 내 다양한 물류 업체들과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8000만 유로, 기아차 2000만 유로 등 총 1억 유로를 어라이벌에 투자한다. 투자와 함께 현대·기아차와 어라이벌은 전기차 전용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반 중소형 크기의 유럽 전략형 밴, 버스 등 상용 전기차 공동 개발에 나선다.

전기차 스케이트보드 플랫폼개념도(이해를 돕기위해 별도 제작된 이미지임) (사진 제공=현대자동차)
전기차 스케이트보드 플랫폼개념도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재 전 세계적인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소화물 배송을 위한 도심 내 차량 진입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환경 규제는 강화되고 있어 상업용 친환경 차량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물류 운송용 글로벌 소형 전기 상용차의 시장 규모가 올해 31만6000대 수준에서 2025년 130만7000대로 매년 33%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은 2021년까지 연간 개별 자동차 업체 평균 이산화탄소(CO2)배출량 규제를 기존 130g/㎞에서 95g/㎞로 약 27% 강화한다. 이산화탄소가 1g 초과 시 대당 95유로의 패널티가 부과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 규제 도입이 예고돼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유럽 전략형 상용 전기차 개발을 위해 어라이벌과 협력하는 이유는 환경규제 도입때문”이며 “유럽 내 물류 업체에 밴과 버스 등 상용 전기차를 공급하는 동시에 카헤일링, 수요 응답형 셔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업체에도 소형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개발 계획을 밝힌 전기차 기반의 ‘PBV’ 역시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적용하면, 차량 용도에 따라 다양한 콘셉트의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초 CES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 중 하나로 PBV를 제시했으며, 기아차도 지난 14일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공유 서비스 업체와 물류 업체 등에 공급할 PBV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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