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1.19 08:00

자동차 몰 때 ‘두통과 어지럼증’ 원인은 대체로 차량 내 유해물질
대중브랜드 이어 제네시스 GV80 미디어 시승 때도 새차증후군 발생

다가오는 설연휴 고향으로 가기 위해 장거리 운전 중 이유없는 두통과 눈의 따끔거림 등이 발생한다면 신차출시 1년 이내라면 차량 실내에 유해물질이 발생하고 있을 확율이 높다. (사진=손진석 기자)
신차 출시 1년 이내 차량으로 장거리 운전 중 이유없는 두통과 눈의 따끔거림 등이 발생한다면 차량 실내에서 유해물질이 발생하고 있을 확율이 높다. (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정부가 지난해 출시한 국내차 5사의 신차를 대상으로 실내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모두 양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자동차 5사 중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유독 유해물질 발생 수치가 재작년보다 더욱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는 지난해 출시한 셀토스, 신형 그랜저와 K5, 쏘나타 등의 미디어 시승 때 두통과 구역 등을 겪어 시승 내내 환기에 신경을 많이 쓴 경험이 있다. 지난 15일 출시한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GV80의 시승 당시에도 새차증후군으로 인해 고생했다. 개선이 안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반면, 16일 진행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새차증후군'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쌍용차의 코란도의 경우 각 검사항목에 대해 낮은 수치를 나타내 가장 실내 공기질이 좋은 차로 나타났고, 실제로 미디어 시승 때 새차증후군으로 인해 고생한 기억이 없다.

이처럼 차량 출고 후 1년 이내 자동차의 실내에서 거주 시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럼증 및 불쾌한 증상들이 발생한다면 유해물질 발생이 원인일 확률이 높다.

차량 내 대표 유해물질로 정부에서도 관리하는 폼 알데하이드, 톨루엔, 에틸벤젠, 스타이렌, 벤젠, 자일렌, 아크롤레인 등의 유기화합물질로 인해 유발된 증상들이다.

새차를 구매 후 6개월 정도 차량 실내의 바닥재, 매트, 대시보드, 시트 등에서 유해물질들이 발생한다. 일명 새차증후군이라고 불리며 대부분 점막, 피부 호흡기 자극, 중추신경억압증상 유발 등을 일으키고, 심하면 기억력 저하와 암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서 유해물질을 가장 많이 발생하는 모델을 살펴보면 2018년의 경우 폼 알데하이드 QM6 22.6㎍(마이크로그램), 톨루엔 K9 120㎍, 에틸벤젠 K3 24.1㎍, 스티렌 QM6 16.7㎍, 벤젠 말리부 2.8㎍, 자일렌 K3 43.2㎍로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차와 쉐보레가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폼 알데하이드 셀토스 58.1㎍, 톨루엔 쏘울 918.5㎍, 에틸벤젠 펠리세이드 40.2㎍, 스티렌 SM5 46.6㎍, 벤젠 쏘울 6.9㎍, 자일렌 쏘울 67.1㎍, 아세트알데히드 셀토스 19.8㎍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출시한 신차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수치가 기준치 내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차량관리 전문가는 “유해물질들은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으면 1년 가까이도 남아 있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가끔 차량에 탑승했을 때, 새차를 받았을 때 발생하는 냄새가 나고 있거나 아무런 이유없이 두통‧어지럼‧눈의 따끔거림 등이 있다면 아직도 유기화학물질이 발생되고 있다고 판단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량 실내에서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더라도 앞에 나열한 증상이 있다면 역시 유해물질이 발생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며 "우선적으로 환기를 시켜야된다"고 덧붙였다.

국토부에서 발표한 국내 자동차 5사의 당해년도 신차에 대한 실내 공기질 측정 결과. (위에서 부터) 2016년, 2018년, 2019년 국토부 실내공기질 발표자료 (자료 출처=국토교통부)
국토부에서 발표한 국내 자동차 5사의 (위에서 부터) 2016년, 2018년, 2019년 출시된 신차에 대한 실내 공기질 측정 결과. (자료 출처=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1년부터 차량 내 실내 공기질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처음 4개 물질에서 지난해 8개 유해물질과 시료 채취시간을 증가시키는 등 점차 엄격한 관리를 하고 있다.

국토부의 신차 실내공기 기준은 1세제곱미터(㎥) 당 폼 알데하이드는 210㎍, 톨루엔‧에틸벤젠은 1000㎍, 스티렌 220㎍, 벤젠 30㎍, 자일렌 870㎍, 아크롤레인 50㎍, 아세트알데하이드 300㎍ 이하면 정상수치다.

실제로 2012년 이후 국토부가 발표하는 자동차 실내 공기질 측정 결과는 모두 범위 안에 있어 기준치 대비 양호한 공기질을 나타낸다. 하지만 인체에 피해를 주는 유해물질이 지속적으로 차량의 실내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러한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소재의 실내 내장재 품질 개선을 통해 공기질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매년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그 해 출시되는 신규 차량의 실내 공기질을 조사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유해물질의 관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국내 신차들은 국토부의 관리 기준에만 부합될 뿐 소재의 변경을 통한 제거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며 “실제로 국토부에서 발표한 실내 공기질 결과를 살펴보면 2018년 보다 지난해가 더 많은 유해물질이 배출된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자료에 의하면 폼 알데하이드 측정값이 2018년 최고 22.6㎍, 최저 5.3㎍에서 지난해 측정 결과에서 최고 58.1㎍, 최저 13.6㎍로 높아졌다. 툴루엔의 경우도 2018년 최고 측정값이 120㎍였고, 지난해 최고 918.5㎍로 급격히 높아졌다. 그 외에 유해물질도 2018년 보다 대체로 측정값이 높아졌다.

물론 이러한 유해물질 발생 수치들은 국토부가 정한 기준 내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차량을 운전하는 운전자와 동승하는 가족들 특히, 아이들과 노인들은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높아 시급히 해결해야하는 문제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최근 황사와 미세먼지 등 차량 외부에서 발생한 원인으로 인한 실내 공기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 제작사들이 공기청정기능을 강조하며 기술개발과 적용에 힘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합성화학물질 사용으로 발생하는 유기화학물 등의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천연소재 및 유해물질이 발생하지않는 소재로 차량의 실내 부품들을 제조하는 것에도 관심을 보였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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