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1.19 12:00
김준성 IBS 연구위원 연구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전기가 통하도록 설계·합성한 2차원 자석이 나왔다.
김준성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연구위원(포항공대 물리학과 부교수)과 심지훈 포항공대 화학과 교수, 최시영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비롯한 국내 공동 연구진은 상온에서 자성을 띠는 철-저마늄-다이텔루라이드(Fe4GeTe2)를 설계·합성하고, 이를 수 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층으로 떼어내 2차원 자석을 만들었다.
2차원 자성체를 설계한 최초의 사례인데다, 전기전도성까지 부여하는 데 성공해 향후 차세대 스핀 소자에 활용이 기대된다.
연구진은 스핀정보소자에 유리한 2차원 자석을 설계하기 위해 연구를 기획했다.
2차원 물질은 스핀 정보의 생성·전달·조절을 할 수 있는 핵심 소재로 꼽히는데, 이 중 스핀 정보‘생성’에 필요한 강자성을 띠는 2차원 물질은 매우 드문데다, 대부분 전기가 흐르지 않거나 극저온에서만 자성이 발현돼 응용성이 적었다.
연구진은 한 층씩 떼어낼 수 있는 반데르발스) 물질 중 철(Fe)원자가 포함된 물질에 주목했다.
철 원자 때문에 자성을 띠면서 전기가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층간 결합을 약하게 만드는 텔루륨(Te) 원자를 넣어 원자 한 층을 분리하기 쉽게 했다.
연구진은 전자구조 계산을 통해 1만1000개에 이르는 다양한 철 기반 후보물질의 안정성과 자성을 예측했다. 그중에서 2차원으로 분리할 수 있는 반데르발스 물질 후보를 3개 찾아냈고, 체계적인 소재 합성을 통해 예측한 물질 중 Fe4GeTe2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Fe4GeTe2의 특성을 측정한 결과 이 물질이 강자성을 나타내는 온도는 0~10℃로, 기존 2차원 자석이 –200~-50℃ 부근에서 자성을 띠는 데 비해 매우 높았다.
수 나노미터 두께 층으로 떼어냈을 때도 강자성이 그대로 유지되었고, 스핀 상태가 열에 쉽게 변하지 않아 스핀 정보 보존에 유리하다. 다른 2차원 물질과 쉽게 결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향후 서로 다른 2차원 물질을 접합해 만들어질 스핀정보소자 연구에 활용이 기대된다.
김준성 연구위원은 “물질 설계와 합성, 소자 제작 및 측정을 아우르는 이번 연구는 국내외 다양한 분야 연구진의 협업으로 가능했다”라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자성이 더 강한 2차원 물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과학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 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지에 지난 18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