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1.17 18:30

일본 연구팀, 가족관계 좋아지고, 외톨이의 사회참여 고무적 현상도 나타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은둔형 외톨이’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일본에서 이들 가족을 위한 학습프로그램이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의 의료전문지 큐라이프 프로는 17일, 큐슈(九州)대학 연구팀이 멘탈헬스퍼스트에이드(MHFA)와 인지행동요법에 근거해 외톨이증후군 가족을 훈련(CRAFT)시키는 5일간의 교육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히키코모리(외톨이증후군)는 6개월 이상 취업이나 학업 등 사회참여를 피하며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현상을 말한다. 이들은 불안장애나 망상,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어 가족을 힘들게 한다.

일본은 버블붕괴 이후 히키코모리 세대가 중년에 이르면서 8050(80대 부모가 50대 히키코모리를 부양)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 고위직 관료가 40대의 히키코모리 자녀를 살해한 사건이 터지면서 다시 한번 사회의 조명을 받았다.

개발된 교육프로그램은 외톨이를 두고 있는 가족이 심리적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조기 대응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만들어졌다.

MHFA는 이미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일반인을 위해 개발된 교육프로그램이다. 가까운 사람의 마음의 문제(억울·불안·알코올의존·정신질환 등)에 대처할 수 있는 응급처치기술을 롤 플레이 등 실습을 통해 체득할 수 있다.

인지행동요법 또한 우울증 치료에 학술적 근거가 확실한 단기정신요법이다. 감정이나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생각을 수정해 불쾌한 감정을 줄여준다.

연구팀의 선행연구에는 21명의 부모가 참여해 격주로 5회(1회 2시간)의 세션을 수강했고, 이들에 대한 6개월간의 추적조사가 이뤄졌다.

그 결과, 우울상태에 있는 외톨이 자녀에 대한 부모의 대응기술과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외톨이 자신도 사회부적응증이 개선돼 참여도가 높아지는 등 고무적인 현상도 부모들로부터 보고됐다.

일본 정부가 추산하는 15세 이상 64세 히키코모리는 115만명에 이른다. 이중 40대 이상이 61만명으로 절반을 넘고 있다.

연구팀은 향후 이 프로그램을 전국 외톨이 지원기관에서 활용할 경우 가족의 접근성이 좋아져 히키코모리 해소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가족이 수강하기 쉽도록 단기 프로그램이나 온라인 수강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 성과는 국제과학잡지 ‘Heliyon’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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