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1.20 15:24

황교안 대표의 원론적 발언만으로는 '보수통합 난항' 예상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는 지난 14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참여'를 공식화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는 지난 14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참여'를 공식화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중도보수 통합'이 최대 위기에 봉착한 분위기다. 범보수 통합 추진의 기치하에 설립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에 참여하고 있는 새로운보수당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하태경 책임대표는 20일 "자유한국당이 이날 중으로 '당대당' 통합을 위한 협의체 구성에 공식 동의하지 않으면 통합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밝힌데다 같은 당 기상욱 의원은 자신이 주장했던 '박형준 혁통위원장의 사퇴'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혁통위원에서 물러났다.

하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보수당 당대표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새보수당은 문 정권을 심판할 수 있는 보수혁신과 재건을 위해 한국당에 양당 통합협의체를 요청했으나, 한국당은 양당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당이 협의체는 거부하면서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진짜 통합이 아닌 가짜 통합"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는 황교안 대표가 동의한 보수재건 3원칙 중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원칙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오늘까지 한국당에서 협의체 수용의사를 안 밝히면 내일부터는 한국당과 대화가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황 대표가 직접 공식적으로 답변을 주지 않으면 거부한 것으로 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당 황 대표는 이날 "자유시민 진영과 함께 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기 위해서 힘을 합할 것"이라며 "혁통위 과정을 통해서도, 필요하면 다른 방법을 통해서도 협의해가는 방법을 찾아갈 것"이라고 원론적인 발언만 되풀이했다.

새보수당 측의 요구와 한국당의 대응이 서로 엇갈리면서 4·15총선은 각자도생의 길로 갈 확률이 적잖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지상욱 새보수당 공동대표가 이날 혁통위 위원직을 사퇴한 것도 보수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더해, 한국당 내의 친박 의원들은 여전히 통합에 대한 부정적 목소리를 내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수의 한 축으로 분류되는 우리공화당은 기존의 혁통위 불참 입장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줬다. 우리공화당의 조원진 공동대표는 20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당 인재영입 3호로 서성건 변호사를 소개하면서 이 자리에서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김무성·홍준표 전 대표와 권성동·김성태 의원을 배제하면 통합 논의에 나설 수 있지만, 그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보수통합은 불가하다"고 발언했다.

한마디로, 보수통합의 길 위에는 여전히 곳곳에 지뢰밭이 놓여져있는 형국이다. 여러 지뢰 중 한 곳의 지뢰만 터지더라도 보수통합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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