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1.21 14:17

미국 "한국 결정 환영"…이란 "한국 결정 이해해"
일본도 IMSC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 작전 형태로 해상자위대 파견

해상작전헬기 링스(Lynx). (사진출처=YTN 뉴스 캡처)
해상작전헬기 링스(Lynx). (사진출처=YTN 뉴스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독자적으로 파병하기로 했다.  

21일 국방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 중동정세를 고려해 우리 국민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청해부대 파견지역은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일대에 이르는 3900여㎞ 해역이다. 이곳에서 작전을 펼치게 된다.

파견 기한은 '한시적'이라고 발표됐지만 정해진 기일은 없다. 

청해부대는 미국 주도의 IMSC(국제해양안보구상·호르무즈 호위연합체) 통제가 아닌 우리 군(軍) 지휘 아래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단독 작전을 수행하면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다만 정부는 미국 주도의 IMSC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청해부대가 필요한 경우 IMSC와 협력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보공유 등 제반 협조를 위해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바레인에 있는 IMSC 본부에 연락장교로 파견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중동지역에 긴장이 고조됐고, 이후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왔다"면서 "유사시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안정적 원유 수송을 최우선으로 해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으로 우리 선박 호송을 위해 (우리 군) 단독으로 작전한다"며 "독자적으로 보호할 능력이 없을 때 협력을 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청해부대(4400t급 구축함) 능력에 제한사항이 있다"며 "청해부대의 능력 범주 내에서 (작전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정부의 독자 파병 결정은 지난해 5월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해 중동 지역에 긴장 상황이 고조되면서 검토되기 시작했다. 당시 국방부는 청해부대 작전 반경 확대 등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두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이란 사태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일대 긴장이 한층 더 고조되면서 우리 국민과 선박 안전, 원유수급 문제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미국-이란 분쟁 등 중동지역 긴장고조가 장기화되고 우리 국민과 선박 안전, 안정적 원유 수급 등과 관련해 피해 발생 가능성이 있었다"며 "정부는 현 상황을 '유사시 상황'으로 정책적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피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재외국민의 보호를 위해 정부가 유사시 상황으로 정책적 판단을 통해서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 변경한 사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번 파병 결정은 미국, 이란과 외교채널을 통한 사전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 이란과 사전에 협의했고 우리 입장을 설명했다"며 "미국은 한국의 결정에 환영하고 기대한다는 수준의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도 기본적인 입장을 밝힌 걸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란이 우리 결정을 이해한다는 정도로 밝혔다고 외교부를 통해서 들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국 주도의 IMSC 참여를 하지 않고 단독으로 파병을 결정함에 따라 이란에게 일방적으로 미국 측을 편든다는 인식을 주지 않고, 한국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을 강조할 수 있다. 더불어 호르무즈에 파병을 원하는 미국에도 그들의 요구에 응했다는 명분을 만들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본도 우리 정부와 같은 방식으로 IMSC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 작전 형태로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 1대(병력 260여 명 규모)를 중동 해역에 파견하기로 한 바 있다.

한편 지난달 27일 부산 해군작전사 부산작전기지에서 출항한 청해부대 31진 왕건함(4400t급)은 이날 오후 오만 무스카트 항에서 강감찬함과 임무를 교대할 예정이다. 

왕건함은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 헬기(링스)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명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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