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1.21 16:06

길병원 강재명 교수팀, 초미세먼지와 치매환자의 신경정신행동 상관관계 분석

정신건강의학과 강재명 교수
가천대 길병원 강재명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초미세먼지가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재명(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이혜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교수팀은 2005년 9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서울시에 거주하는 인지장애 환자와 보호자 645쌍을 대상으로 초미세먼지와 신경정신행동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현상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그동안 대기오염이 인지장애와 정신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개연성을 다룬 연구는 있었지만 지름 2.5㎛ 미만 초미세먼지와의 관련성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인지장애 환자의 신경정신행동 증상은 한국형 치매행동평가척도(K-NPI)로, 보호자의 부담은 NPI 보호자 고통척도를 이용해 측정했다.

연구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 달간 8.3㎍/㎥ 증가했을 때 환자들의 정신행동증상은 16.7% 악화됐다. 특히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한 달간 초미세먼지가 같은 양이 증가할 때 신경정신증상 수치가 40.7%나 늘었다.

보호자의 간병 부담 역시 가중됐다. 초미세먼지에 한 달간(8.3㎍/㎥) 노출됐을 때 보호자 부담은 29%, 두 달간(7.9㎍/㎥) 노출 시엔 36.1%, 일 년간(3.9㎍/㎥) 노출 시에는 19.2% 가중됐다. 실험대상 환자 645명의 평균 연령은 74±7.4세(남성 37%, 여성 63%)였고, 56%가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었다.

치매는 환자의 90% 이상에서 우울이나 초조, 망상, 불면, 충동성과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 치매 치료제가 없는 현재로선 이 같은 신경정신행동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최선이다.

강재명 교수는 “치매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기억력 개선제나 혈관성 인자 관리 뿐 아니라 초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과학 저널인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근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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