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1.21 16:17
총기 옹호론자들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의회 의사당 주변에서 새로운 총기 규제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CBS Evening News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총기 옹호론자 2만여명이 미국 버지니아주 주도 리치먼드에서 총기를 든 채 시위를 벌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소지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2조 옹호 입장을 내세우며 지지층을 공략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총기 옹호론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리치먼드에 위치한 버지니아 주의회 의사당 주변에서 새로운 총기 규제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대부분 '총이 생명을 구한다'(Guns save lives)라는 문구가 적힌 오렌지색 스티커를 붙이고 있었다.

NYT는 행사장에 들어가지 않고 의사당 주변과 거리에서 행진한 이들을 포함하면 이날 행사와 시위 참가자가 2만2000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시위 참가자 대부분은 백인이자 남성이었다.

이 날은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에 암살당한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를 기리는 ’마틴 루서 킹의 날'이라 공휴일이었다.

버지니아는 전통적인 공화당 우세지역으로 그동안 총기소지에 관대한 주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뒤, 민주당 소속 랄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를 중심으로 총기 구매 이력자 확인과 위험인물이 총기를 소지 못하게 하는 총기 규제법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총기 옹호론자들의 지지를 받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집회를 지지하며 표심을 공략했다. 그는 이날 트윗을 통해 "버지니아의 민주당은 여러분의 수정헌법 2조 권리를 빼앗으려 애쓰고 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런 일이 일어나게 둬서는 안 된다. 2020년에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수정헌법 2조는 무기 소지와 휴대에 근거가 된 조항이다. 그러나 총기 난사로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미국에서 총기 소지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2020년 대선에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