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1.22 15:31
홍도 인근 섬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참달팽이. [사진 국립생태원][출처: 중앙일보] 홍도에만 사는 멸종위기 참달팽이…새 보금자리 찾았다
홍도 인근 섬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참달팽이. (사진제공=국립생태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전남 신안군 홍도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멸종위기 고유종 참달팽이가 근처 섬에서 추가로 발견됐다.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신안군 도서지역을 조사한 결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참달팽이 30여마리를 홍도에서 서남쪽으로 35㎞ 떨어진 한 섬에서 발견했다.

대형 달팽이과 고유종인 참달팽이는 그동안 홍도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습기가 많은 숲의 나무 또는 인가 근처 돌담에서 발견되며, 초식성이면서 동물 사체를 분해하는 잡식성을 보이는 등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종이다.

참달팽이는 또 이동성이 적어 그 지역의 환경 상태를 보여주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살충제와 제초제 성분에 취약해 환경 친화적으로 재배된 농작물의 생물학적 지표로도 활용 가능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개간과 농약 살포, 압사 등으로 멸종위기에 몰린 참달팽이는 멸종위기 무척추동물로는 유일하게 '우선 복원대상종'으로 지정됐다. 생태원은 위협 대응 체계를 마련하지 않을 경우 개체수가 점차 감소해 절멸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참달팽이 복원을 위해 국립생태원은 현재 경북 영양군에 위치한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 참달팽이 맞춤형 사육장을 마련해 먹이원 분석, 생활사 및 행동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신안군 일대 도서지역을 돌며 참달팽이의 서식지 특성과 먹이, 생활사 등을 조사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에서 발견한 개체군과 기존 홍도 개체군 간 유전 다양성을 분석하고 오랜 시간 지리적인 격리로 생긴 유전적 차이를 확인했다.

생태원은 이런 유전적 차이를 심층 연구해 유전 다양성을 유지하는 서식지 보전 중심의 참달팽이 개체 증식 기술을 개발하고 복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참달팽이는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서식지 섬 내에서도 제한된 지역의 인가나 경작지 근처에 서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생태원은 향후 신규 서식지를 중심으로 추가로 정밀조사해 세부적인 서식 정보를 파악할 방침이다. 또 농약 살포나 사람들의 간섭으로 위협받고 있는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생물다양성이 감소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참달팽이의 서식지 신규 발견은 생물다양성의 저변을 넓히는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지 보존을 위한 적극적인 방안을 연구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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