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1.29 04:00

민주당 '씀' vs. 한국당 '오른소리가족'... 정당 전용 유튜브로 맞대결
한국당, '오바마 프로젝트'로 '한국당에 대한 오해 불식' 나서
'정치 유튜브 TOP10'중 8개 '보수', 2개는 '진보' 성향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과 자유한국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 가족'의 애니메이션. (이미지 출처= 더불어민주당 및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캡처)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과 자유한국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 가족'의 애니메이션. (이미지= 더불어민주당 및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오는 4·15 총선은 사실상 SNS(소셜 네트워크) 선거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이미 SNS세계에서는 '고전'에 속한다. 이제는 가히 '유튜버들의 전성시대'가 활짝 꽃핀 느낌이다. 여야 각 당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SNS선거전에 대비하고 있는 양상이다. 여야 각 당을 비롯해 이들과 연동된 보수와 진보진영 유튜버들의 현황을 짚어봤다.

본격적인 '유튜브 총선 시대'에 발맞춰 대한민국 제도 정치권에서 가장 먼저 치고 나간 것은 진보진영이 아닌 보수 쪽의 자유한국당(전신인 새누리당 포함)이었다.

◆한국당, 오바마 프로젝트 가동 중

자유한국당의 '오른소리가족'은 지난 2012년 2월 12일에 개설했다. 다만, 애니메이션 동영상 작품을 본격적으로 올리면서 본격적인 유튜브 시대에 맞게 재탄생시키는 오른소리가족 제작발표회 행사는 지난해 10월 28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한국당은 시그니쳐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을 발표했고 지금까지 총 2개의 에피소드가 업로드됐다. 서울특별시의 해치, 국방부의 굳건이처럼 젊은 층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만든 캐릭터로 할아버지 김대한부터 3대에 달하는 가족과 반려견 덕구까지 총 일곱 식구로 구성돼 있다. 현재는 유튜브를 통해 애니메이션을 업로드를 하는 방식으로 홍보를 하고 있으며, 발표 당일 35종의 이모티콘을 배포했다.

정의당의 땀돌이, 민주노동당의 캐치 등 진보정당에서는 과거부터 마스코트를 사용한 적이 있었고 국민의당도 미노라는 캐릭터를 발표하는 등 타 정당에서 캐릭터를 만드는 시도는 몇번 있었지만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이 마스코트를 만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오른소리가족 1화 애니메이션은 조국 법무부장관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9월 25일에 업로드됐고 자유한국당 지지자들로부터는 호평을 받았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는 악평을 받아 온라인 게시판이 난장판이 되는 사태도 있었다. 오른소리가족 2화 '벌거벗은 임금님' 편은 문재인 대통령을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대 풍자하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에서 '오바마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가동하고 있는 윤주진 상근부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의 'SNS 선거전' 준비의 일각을 드러냈다. 
 
'21대 총선은 SNS선거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비해 한국당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윤 부대변인은 "오바마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이는 '오해를 바로 잡아주마'의 줄임말인데, 우리 '오바마 팀'은 한국당에 대한 일반의 오해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이나 문재인 정권이 주장하는 것들 중에서 사실관계가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는 활동을 SNS에서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구체적으로는 2030세대 10명 내외로 팀을 구성했고, 각자가 SNS 콘텐츠를 발굴하고 글을 쓰고 카드뉴스를 만들거나 한다"며 "활동 초반 치고는 반응은 좋은 편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해서 활동하는 프로젝트 팀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당 차원의 전체적인 홍보는 당 사무처 등에서 하겠지만, 우리는 그 중에서도 이 같은 세부적인 부분을 맡아서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구체적인 성과를 보인 것도 있었나'라는 질문에 그는 "최근,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 SNS상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필진으로부터 기고문을 받았다"며 "문재인 정부가 공표한 부동산 대출규제의 과도함에 대해 이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는데, 그게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좋아요'도 100건 정도 되고 '공유'도 몇십 건이 나오는 등 반응이 괜찮았다"고 밝혔다.

"향후에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활동 등을 강화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페이스북 구독자를 늘려서 확산효과를 보겠다는 생각"이라며 "가능하다면, 요즘은 유튜브가 워낙 대세니까 저희도 유튜브 영상을 제작할까 생각 중이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강호에 숨은 고수들이 참 많다"면서 "이들이 글을 잘 작성하면 저희가 그것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고, 유명 우파 유튜버들과도 교류해 그들과의 네트워크를 늘려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최성 예비후보, 영화 '기생충' 패러디 홍보영상 업로드

기자는 더불어민주당 미래소통국 관계자와도 통화했다. 총선 대비 SNS선거 준비에 대해 묻자, 그 관계자는 "최근 들어 당에서 인재영입을 한다던가 하는 활동 때문에 우리 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씀'에 업로드되는 동영상들이 좀 늘어나긴 했지만, 그외에는 특별히 총선을 대비해서 구체적으로 SNS전략을 마련했다든지 하는 것은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씀'은 민주당이 2018년 11월 7일에 개설했다. 구독자수는 1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씀'에 최근 올라온 주요 콘텐츠 몇개를 살펴보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출연한 지난 16일 방송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방송을 본 많은 시청자들은 "민주당의 김현 전 대변인 및 최민희 전 의원과 함께 출연한 이인영 원내대표의 재치있는 답변과 진정성이 돋보였다"는 견해를 쏟아놨다. 이 유튜브 방송은 '씀:칭찬해LIVE'라는 코너 중에서 '됐고, 칭찬해!'라는 제목으로 방송됐고 2만 3천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난 18일에는 '씀:단독LIVE'로 '인재영입10호 - 이탄희 & 영입인재와의 대화'편을 내보냈다. 이 동영상은 64,980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 19일에는 본격적인 총선 방송으로 '씀:LIVE 민주당 총선공약 2호 발표식'을 송출했는데 시청자들은 본격적인 정책 영상이 다소 딱딱한 느낌을 줬는지 조회수는 다른 콘텐츠에 비해 저조한 12,843회를 기록했다. 지난 20일에 송출된 '[씀] 민주당 인재영입 11호- 대한민국 최초 방위사업학 박사 최기일'편은 아직 노출 타이밍이 길지 않아서였는지 조회수는 비교적 저조한 1,845회를 기록했다. (1월 28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이런 가운데, 유튜브를 적극 활용한 이색 선거운동이 화제를 몰고 왔다. 더불어민주당 고양시을의 최성 예비후보는 유튜브 '최성TV'를 통해 영화 '기생충'을 패러디한 '최성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는 홍보영상을 업로드 했다. 이 홍보영상에서 선거사무장이 주인공 기택(송강호 분)을, 최성 예비후보는 아들 기우(최우식 분)를 연기했다. 또한, 그는 선거운동과 공약에 대한 안내도 소셜미디어를 메인으로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장환석 더불어민주당 중랑갑 예비후보(전 문재인대통령 청와대 선임행정관)는 정책 개선을 요청하는 '나도 장환석 입니다'를 개설해 21살 대학생 김민수 씨에서부터 봉제공장 재단실을 운영하는 김형선 씨와 혜원여고 1학년인 김민선 학생 등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장환석 예비후보에게 바라는 정책을 릴레이 식으로 피력하는 SNS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것을 기획한 캠프관계자는 "장환석과 주민이 함께하는 선거운동을 지향해 개설했는데 주위 반응이 좋다"면서 "주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선거기간 동안 계속 개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신의 한수' 구독자 115만명

정치홍보에 있어서 유튜브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면서 구독자 수가 100만명이 넘는 정치 유튜브도 생겼다.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2015년에 생긴 '신의 한수'가 115만명으로 '정치 유튜브 톱10'의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진행하는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알릴레오)'으로 구독자 수는 107만명이었다.

이밖에 3위~10위를 차지한 매체는 아래와 같다. 3위 진성호 방송(75만명), 4위 펜앤드마이크TV(63만명), 5위 신인균의 국방TV(58만 9천명), 6위 가로세로연구소(55만 5000명), 7위 고성국TV(51만명), 8위 황장수의 뉴스브리핑(46만 9천명), 9위 서울의소리 (44만 4천명), 10위 공병호TV (43만 5천명)이다. 이중에서 일반적으로 좌파성향 유튜브로 분류되는 매체는 2위인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알릴레오)'와 9위를 기록한 '서울의소리'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보수성향의 매체라는 게 눈길을 끈다.

'정치 유튜브'외에 팟캐스트의 영향력도 적잖다.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팟캐스트 TOP5'는 1위인 '김어준의 뉴스공장'(21만명)을 비롯해 2위 김용민 브리핑(16만명), 3위 정영진·최욱의 매불쇼(9만 8천명), 4위 새날(새가 날아든다) (9만 3천명), 5위 김동환·이진우·정영진의 신과함께(6만 8천명)도 4·15총선에서 적잖은 정치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유튜브로 대표되는 SNS선거전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상반된 경향을 보인다. 비슷한 성향의 콘텐츠를 자동으로 보여주는 유튜브의 특성상 정치적 영향력이 적잖을 것으로 전망하는 측이 있는가 하면, 중도층과 젊은층이 상대적으로 정치채널을 즐겨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는 측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사 정치 유튜브 채널'들은 일정한 팬덤을 형성하고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게 가감없는 현실이다. 좌우 진영으로 나뉘어져 서로 공박하는 방송을 내보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거니와 이념적으로 같은 진영내에서의 싸움도 적잖다.

좌우 진영 간의 유튜브 대전(大戰)중에는 '헬마우스(임경빈 씨)'와 '성제준TV(성제준 씨)와의 대립각이 유명했다. 잘나가던 종편 방송작가 생활을 접고 유명 유튜버로 변신한 진보진영의 임경빈 씨와 학원 원장을 하면서 지식인 층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보수진영의 성제준 씨의 유튜브 상의 대결은 칸트, 들뢰즈, 바디우라는 철학자들에 대한 식견 대결로까지 비화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보수측의 시사만화가인 윤서인 씨와 헬마우스 임경빈 씨 사이의 '대마도 경제 논란' 등은 시사 정치 유튜브 채널 시청자들에게는 상당히 알려진 논쟁이었다.

뿐만아니라, 같은 보수 진영 사이에서도 신혜식 씨가 이끄는 '신의 한수'로 대변되는 일군의 세력과 전직 지상파 방송인인 김세의 씨와 현직 변호사인 강용석 씨가 주축이 된 '가로세로연구소'와 그들의 동조세력 사이의 '우파 헤게모니 전투'는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유튜브의 속성상 '유명인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첩보에 의한 상처주기' 및 '조회수 증가를 노린 가짜뉴스 생성'을 비롯해 '허위 과장 광고들의 문제점'은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더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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