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0.01.29 16:13

동물보호단체 "중국 우한 화난시장 가게 메뉴판에 야생동물 약 115종 가격 나열"

한국동물보호연합 회원들이 29일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 모여 야생동물 식용 중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전다윗 기자)
한국동물보호연합 회원들이 29일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 모여 야생동물 식용 중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전다윗 기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야생동물에 의한 신종 바이러스 출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야생동물은 음식이 아니다. 야생동물 식용을 즉각 중단하라"

너구리, 여우 등 야생동물 가면을 뒤집어쓴 한국동물보호연합 회원들은 29일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 모였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의 원인으로 꼽히는 중국의 야생동물 식문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중국대사관에 관련 서한을 전달했다.   

인간에게 퍼졌던 전염병의 숙주는 대부분 야생동물이었다. 지난 2002년 중국 광둥성에서 발생한 '사스'의 경우, 박쥐를 먹은 사향고양이가 숙주로 알려졌다. 2015년 발병한 '메르스'는 박쥐에서 낙타로 옮겨간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파되면서 창궐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경우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프리카 과일박쥐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지난 27일 중국 정부도 야생동물 거래를 금지하며, 야생동물 식용은 전염병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야생동물은 바이러스 공장이자 창고"라며 "사스, 메르스. 에볼라, 그리고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등 우리는 악순환을 매번 반복하고 있다. 야생동물을 사람이 먹으면서 신종 바이러스가 꾸준히 생겨난다. 악습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야생동물 식용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동물보호연합 회원이 '중국 우한 시장에서 판매, 식용되고 있던 100여 종이 넘는 야생동물 거래 가격표'라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29일 야생동물 식용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동물보호연합 회원이 '중국 우한 시장에서 판매, 식용되고 있던 100여 종이 넘는 야생동물 거래 가격표'라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실제로 지난 2006년 중국 야생동물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의 30% 이상이 야생동물을 먹는다. 지금도 야생동물을 전시, 식용으로 판매하는 중국 내 시장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지목된 우한 화난 시장은 대표적 사례다. 이 대표는 "화난 시장 내 한 가게의 메뉴판에는 야생동물 약 115종의 가격이 나열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일시적·임시적 조치로는 신종 바이러스 출현을 막을 수 없다"며 "야생동물 거래, 판매, 도살, 식용을 엄격히 금지해 인류의 건강과 안전, 보건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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