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1.29 17:31

우한인에 대한 '신상털기' 성행…마을 진입 원천봉쇄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후 텅 빈 우한 거리. (사진=South China Morning Post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중국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산을 막는다면서 현상금을 내걸고 진원지인 우한(武漢) 등 후베이(湖北)성 사람들을 색출하거나 마을 진입을 원천봉쇄하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우한인에 대한 '신상털기'가 성행하고 있다.  

29일 중국 현지매체들과 홍콩 명보에 따르면 허베이성의 성도인 스자좡(石家莊)시 징징쾅구는 지난 14일 이후 우한에서 돌아온 사람 중 '미등록자'를 신고한 이에게 2000위안(약 33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도 우한에서 돌아온 '미등록' 인원을 신고한 이에게 1000위안을 지급 중이다.

중국의 여러 지방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특히 심각한 우한 등 후베이성 일대에서 온 사람들을 자택에 격리하는 등의 질병 확산 방지 조처를 하고 있다. 이같은 신고는 여기서 빠지는 사람을 적발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23일 중국 당국의 우한 봉쇄 조치가 나오기 전까지 인구 1100여만명의 우한에서 중국 다른 지역이나 해외로 이동한 이는 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후베이성과 인접한 허난(河南)성이나 안후이(安徽)성에선 아예 후베이 사람들의 진입을 봉쇄하고 있는 마을도 있다.

한 마을에서는 중장비를 동원해 흙으로 후베이성과 통하는 터널을 아예 막아버렸다. 굴착기 등으로 도로를 파헤치거나 흙을 쌓아 차량 통행을 불가능하게 한 마을들도 있었다.

일부 마을에서는 마을 입구에 검문소를 설치, 소총이나 청룡도를 들고있는 마을 사람들이 검문검색을 통해 후베이인의 마을 진입을 막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이와함께 중국 곳곳에서는 우한 등 후베이성 사람을 도움을 줄 대상이 아닌 기피 대상으로 보고 매몰차게 차별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광둥(廣東), 구이저우(貴州), 푸젠(福建), 장쑤(江蘇) 등 중국 곳곳에서는 우한인에 대한 '신상털기'가 성행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수천 명에 달하는 우한 출신 사람의 성명, 주소, 호적, 휴대전화 번호, 주민등록번호, 교통편 예매 현황 등을 담은 정보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우한인은 "우한으로 꺼져라" 등 온갖 모욕과 욕설을 하는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받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중국 공안부는 엄중처벌을 다짐했다. 자오커즈(趙克志) 중국 공안부장은 전날 열린 우한 폐렴 대책회의에서 "당국의 허가 없이 마음대로 도로를 막고 검문소를 설치하는 것은 위법 행위로,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