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0.01.30 11:28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사진=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페이스북 캡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사진=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관련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검찰에 출석했다.

30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임 전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검찰 출석에 앞서 임 전 실장은 "이번 사건은 작년 11월에 검찰총장의 지시로 검찰 스스로 울산에서 1년 8개월 이나 덮어뒀던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할 때 이미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되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과거에도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피해를 입었다. 무죄를 받기까지 3년가까이 말하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며 "검찰이 하는 업무는 그 특성상 한 사람 인생 전부와 그 가족의 삶을 뿌리째 뒤 흔드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검찰은 그 어떤 기관보다 더 신중하고 절제력있게 남용함이 없이 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며 "이번처럼 하고싶은 만큼 전방위로 압수수색을 해대고 부르고 싶은 만큼 몇 명이든 불러 들여서 사건을 구성하고 법조문 구석구석 들이대면 몇 명이든 누구든 기소할 수 있겠지만 이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정말 제가 울산지방선거에 개입했다고 입증할 수 있냐"며 "입증 못하면 그땐 누군가는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하고 책임도 지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내가 제일 세다', '최고다', '누구든 영장치고 구속시킬 수 있다' 제발 그러지들 말고 오늘날 왜 손에서 물빠져 나가듯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사라지고 있는지 아프게 돌아보았으면 한다"며 "모든 권력기관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은 "구체적인 질문은 조사 후에 나오는 길에 필요하면 답하겠다"며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검찰청 주변에서 대기하던 일부 시민들은 임 전 실장을 향해 "양심 있으면 머리 숙여라", "국민 앞에 사과해라", "뻔뻔한 인간", "무슨 말이 이렇게 많냐 빨리 들어가 조사 받으라" 등 언성을 높였다.

지난 29일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문모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 정모 울산시 정무특보 등 김기현 전 울산시장 주변 수사와 송 시장 선거 관련 논의에 참여한 청와대·울산시 인사들도 대거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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