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1.30 14:16

"CEO 아집으로 부도 직전 몰렸다면 책임 묻는 건 당연"
신용현 "안철수와 함께 중도 실용정치 위해 최선 다할 것"
권은희 "손 대표가 끝까지 버텨 얻는 것이 무엇인지 지켜볼 것"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에서 손학규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바른미래당 홈페이지 캡처)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에서 손학규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바른미래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9일 탈당한 가운데, 바른미래당내 최대 주주로 평가되는 안철수계 의원들의 대거 탈당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바른미래당 이동섭 원내대표권한대행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정책회의에서 "어제 안철수 전 대표가 탈당했다. 이로써 바른미래당이 회생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은 사라졌다"며 "안타까움을 넘어서 참담함을 느낀다. 깊은 슬픔을 또한 느낀다. 그리고 이 비극적인 결말의 원인을 만든 손학규 대표에게도 유감을 표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의 이름으로 출마하는 예비후보가 불과 20여 명에 불과하다"며 "당 차원의 총선 공약은 아직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인재영입도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 조직도 마비되고, 당의 기둥인 평당원의 탈당이 줄 잇고 있다"며 "이것이 선거를 불과 70여 일 남겨두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더불어 "당의 모든 것을 갈아엎는 혁신 없이는 총선에서 단 한 석도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그는 "이런 상황에서 손학규 대표는 마지막 역전 찬스마저 병살타로 날려버렸다"며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비대위 전환, 조기 전당대회, 전당원 재신임투표 모두 손학규 대표는 거부했다"며 "개인회사 오너가 CEO를 해고하듯 통보했다고 격분하며 말씀하셨지만, 기업이 CEO의 아집으로 부도 직전까지 몰렸다면 주주총회를 열어 당연히 CEO에게 책임을 묻고 회생절차에 돌입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그는 "전직 대통령이 뇌물을 받고도 '내손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고 얘기하자 언론은 '대통령이 아마 손에 장갑을 끼고 받은 모양이다'라며 조롱했다"면서 "장갑이 뇌물을 받았지 내손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손학규 대표는 언론이나 저에게나 여기 계신 의원들에게 '안철수 전 대표가 귀국하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겠다', '전권 비대위원장을 주겠다'고 분명히 얘기했다"며 "손학규 대표는 그것도 기억이 안 나시느냐"고 쏘아 붙였다.

이에 더해 그는 "'사퇴하겠다, 다 내려놓겠다'는 말 번복 좀 그만하시기 바란다. 듣는 동료 의원들도, 당원과 언론인들도 이제는 지쳤다"며 "자꾸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거짓말하지 마시고, 앞으로 자신이 했던 말은 꼭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시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자리에서 신용현 의원은 '자신의 소신'을 뚜렷이 밝혔다. 신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안철수 전 대표의 뜻과 함께하며 중도 실용정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바른미래당이 멈춰 선다고 중도 실용정치가 이대로 멈춰서는 안 될 것"이라며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 국민은 양극단의 진영 정치가 아닌 합리적 중도가 나서서 국민을 위한 실용정치를 하길 바라고 있다. 그렇기에 안철수 전 대표도 탈당이라는 어려운 결정과 함께 혈혈단신 민의의 광야에 나선 것이라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권은희 의원도 손 대표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버티기 달인 손 대표가 버티면서 바른미래당 자산인 안 전 대표를 내쫓았다"며 "손 대표가 끝까지 버티면서 얻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지켜보겠다"라고 별렀다.

이런 가운데, 이동섭 원내대표권한대행은 향후 로드맵과 관련해 간단히 언급했다. 그는 "의원 7명 중 권은희 의원을 뺀 6명이 비례의원"이라며 "의원직이 상실되면 정치활동에 어려움이 있기에 의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안 전 대표 새 정당이 창당되고 그 이후 우리가 함께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10시반에 일부 (원외) 위원장이 탈당하고, 31일에 수십명의 위원장이 탈당할 것"이라며 "당 구성이 유승민계 위원장 30%, 안철수계 위원장이 70%이다. 30%는 탈당하고, 남은 70% 위원장이 탈당에 합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당에서 제명해야 의원직이 유지되고,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이 박탈된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둔 이 권한대행은 이날 "호남 중진들이나 모든 당선된 분들도 안 전 대표 때문에 당선됐다고 본다"며 "제명을 해주는 것이 예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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