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1.31 17:00

총선서 3% 득표 올리면 비례대표 4석 획득 가능…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의외 수혜주' 되나
주요 정당 "의미 있는 득표력을 못 보일 것"…지난 총선 2.63% 올린 기독자유당보다 선전하면 가능

지난 24일 서울역 앞에서 지지자들에 둘려 쌓여 자신의 공약을 소개하고 있는 허경영 배당금당 대표(앞줄 왼쪽 여섯 번째). (사진제공= 배당금당)
지난 24일 서울역 앞에서 지지자들에 둘려 쌓여 자신의 공약을 소개하고 있는 허경영 배당금당 대표(앞줄 왼쪽 여섯 번째). (사진제공= 배당금당)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20세 이상 국민에게 월 150만원씩 국민배당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비롯해 '허경영 33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국가혁명배당금당(약칭, 배당금당)'은 31일 오전 9시 현재, 오는 4월 15일 총선을 겨냥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등록한 정당별 전체예비후보자 수 1895명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827명을 기록 중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414명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442명을 큰 격차로 압도하는 수치다. 서울 전 지역은 물론이고 전국 모든 지역에 지역구별로 대체적으로 4~5명 정도의 배당금당 예비후보가 등록한 상태다.

배당금당의 오명진 당 대표 실장은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기존 정당으로는 도저히 사회의 근본적 개혁이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민심이 표출된 게 아니겠느냐"며 "그동안 잘 살고 많이 배우고 똑똑한 사람들이 여태껏 정치를 잘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못배우고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기존 정치권 인사들에 대해 너희들보다는 우리가 하는 게 낫겠다라며 나서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저희 중앙당에 20~30명이 왔다가 각 지역구 예비후보 등록서류를 작성하고 갔다"며 "후보로 총선에 나가려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허경영 대표님의 유튜브 강의를 꾸준히 듣고 공감해왔던 분들"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총선에서 몇 석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151석은 돼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 혁명이 가능하고 33정책을 바로 추진하는 게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총선에서 전국 득표율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느냐'는 물음엔 "전국 득표율은 현재의 선거구도가 다당제 구도이다 보니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30% 이상은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납부하는 기탁금 300만원은 예비후보 본인들 스스로 마련해서 등록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당연히 예비후보 본인들이 마련한 돈으로 납부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기자는 예비후보자들이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에 납부한 기탁금의 회수 여부에 대해 알아봤다. 중앙선관위 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예비후보들이 납부한 돈은 경선결과 최종후보를 제외하고는 탈락한 예비후보자들 모두에게 돌려준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허 대표의 종로 출마에 대해 오 실장은 "허 대표께서 종로에 출마해 민주당과 한국당의 대표성을 상징하는 후보들과 총선에서 흑색선전과 선전선동이 아닌 정책으로 대결하는 한, 피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전국의 총선을 지휘하고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비레대표로 나서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팽팽하기 때문에 아직은 결론 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본다"고 에둘러 말했다.

오 실장은 또 "예비후보가 계속 급증하고 있어, 최종후보는 공천심사위에서 2월 중에 확정하는 것만 결정했을 뿐 그밖의 상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되는 이번 총선에서 배당금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과연 건질 수 있을 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결론적으로 배당금당이 비례대표를 배정받을 수 있는 최소 정당 득표율 3% 이상 올린다면 최소 4석을 확보하게 된다. 이리 된다면 배당금당이 '4+1'이 주도한 이번 선거제도 개편으로 의외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은 '연동배분 의석수 = [(국회의원정수- 의석할당정당이 추천하지 않은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인수)×해당 정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득표비율-해당 정당의 지역구 국회의원당선인수]÷2'의 공식으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최소 정당 득표율'이란 공직선거법 제189조 1항 1호에 따른 규정이다. 이 규정에는 '임기만료에 따른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 총수의 100분의 3이상을 득표한 정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게 돼있다.

이런 산식에 맞춰 배당금당의 예상획득 의석수를 가늠해보자. 배당금당이 '지역구에서는 한 석도 획득하지 못하고 전국 득표율은 3%를 넘겼다'고 최소한으로 가정하고 셈해보면, 산식은 [(300-0)×3%-0]÷2= 4.5가 된다. 이 경우 '정수(整數)의 의석을 먼저 배정하고 잔여의석은 소수점 이하 수가 큰 순으로 각 의석할당정당에 1석씩 배분하되, 그 수가 같은 때에는 해당 정당 사이의 추첨에 따른다'는 공직선거법 제 189조 1항 2호의 규정에 따라 소숫점 이하를 버린다고 최소한으로 가정하더라도 배당금당은 4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획득하게 된다.

다만 전국 득표율이 3%를 넘지 못한다면 비례대표 의석을 단 1석도 배분받지 못한다. 관건은 역시 전국 득표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결과가 주목된다.  당시 각 정당별 득표율을 보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득표수 7,960,272로 득표율 33.50%을, 더불어민주당은 득표수 6,069,744로 득표율 25.54%을 기록했다. 당시, 제3당으로 등극한 국민의당은 득표수 6,355,572로 득표율 26.74%를 기록했고 뒤이어 정의당이 득표수 1,719,891로 득표율 7.23%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독자유당은 득표수 626,853표로 득표율 2.63%을 기록하는 바람에 3% 고지를 넘어서지 못했다. 올해도 이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많은 유권자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3%이상 득표하려면 702,494표 이상 득표해야 하고, 넉넉잡아 75만표 이상 득표하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금당이 넘어서기 어려운 목표는 아닐 것으로 관측되는 수치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때, 배당금당이 지난 31일 오전 9시 현재를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827명의 예비후보를 각 지역 선관위에 등록시킨 이유가 충분히 설명된다는 얘기다. 나중에 각 지역별로 1명의 최종후보가 선정되겠지만 그 이전까지는 예비후보를 대거 등록시켜서 전국적으로 바람몰이를 하면서 세를 과시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혀진다. 또한, 이런 과정을 거치다보면, 당 내부에서 경쟁이 붙어서 거의 빠짐없이 전국 모든 지역에 지역구 후보를 출마시키게 되고 이는 곧바로 전국 득표율을 끌어 올리는 것으로 작동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배당금당의 정확한 현재 당원수에 대해서는 배당금당 측에서 함구하고 있는데다가 그 어떤 공식적인 자료도 공표된 것이 없어서 집계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허경영 당 대표의 강연 등에 운집한 지지자들의 규모라던지 전국적인 예비후보 등록 상황 등으로 미뤄 봤을 때 최대 5만명 정도로 유추된다.

한편, 지난 31일 기자와 만난 민주당과 한국당 및 정의당의 핵심 관계자들은 배당금당에 대해 "이번 총선에서 크게 의미있는 득표력을 보여주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절하했다.

군소정당들의 전망은 다르다.  우리공화당과 민중당 관계자들은 "배당금당 허경영 대표의 개인적인 인기가 일정 정도 작동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거대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큰데다가 정치 경제적으로 갑갑한 지금 같은 정국상황 속에서는 배당금당이 전국적으로 3% 이상 득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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