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1.31 15:0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미국의 유명 칼럼니스트 E. 진 캐럴. (사진=MSNBC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지난 1990년 중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미국 유명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이 대통령의 DNA 표본 제출을 요청했다.

30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E. 진 캐럴 측 변호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측 변호인에게 "(캐럴이 사건 당일 입고 있던) 드레스에 남아있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의 DNA와 비교 및 분석을 할 수 있도록 3월 2일 DNA 표본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캐럴의 법률 대리인 로버타 캐플런은 함께 첨부한 연구 보고서에서 사건 당일 캐럴이 입었던 드레스 소매에서 최소 4명의 DNA가 검출됐고, 그중 최소 1명은 남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캐플런은 성폭행 사건을 수사할 때 피의자에 DNA 표본 제출을 요청하는 것은 "표준 운용 절차"라고 설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할 타당한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캐럴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드레스에 남아있는 확인되지 않은 남성의 DNA가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누군지 안다는 점뿐만 아니라 그가 탈의실에서 나를 (성)폭행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한 AP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캐럴 측의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이 응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에 따라 강제할 수도 있다고 AP는 설명했다.

지난해 6월 캐럴은 뉴욕매거진에 기고한 글을 통해 1995년 가을 또는 1996년 봄 뉴욕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 탈의실에서 당시 부동산 재벌이었던 트럼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날 입었던 DKNY 검은 양모 코트형 원피스를 세탁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도 당시 잘 나가던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트럼프가 자신의 머리를 벽에 박게 하고 옷을 벗겨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전문 매체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첫째 그녀는 내 타입이 아니고, 둘째 결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자 캐럴은 트럼프 대통령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캐럴은 지난해 11월 뉴욕 법원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국적인 매체를 통해 나의 진실성과 정직성, 존엄성을 더럽혔다"고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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