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2.01 07:45

중계동 청구3차 전용 84㎡ 최고 10억원 매물 나와…한 달전보다 호가 1억원 상승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SK북한산시티의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SK북한산시티의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정부가 9억원 초과 주택을 겨냥해 규제하자 수요자들이 비교적 자유로운 노도강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통해 1월 넷째 주(27일 기준) 노도강 집값이 각각 0.05%, 0.03%, 0.06% 상승했다고 30일 밝혔다. 부동산114 역시 "대출 규제가 덜한 비강남권의 상승세가 두드려졌다"며 "노원(0.16%)·도봉(0.13%)·강북구(0.04%) 모두 올랐다"고 발표했다. 

1월 넷째 주 노원구는 교통호재(동북선 경전철) 및 학군수요(중계동 은행사거리 학원가)가 있는 월계·중계·하계동 위주로 상승했다. 월계동 미륭·미성·삼호3차가 1000만~2000만원, 하계동 한신청구가 500만원 올랐다.

이들 단지는 실거래가도 경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1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월계동에 위치한 미륭 6층(전용면적 51㎡)은 지난달 3일 5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같은 면적 1층이 지난해 12월 7일 5억7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하면 한 달 새 6300만원이 오른 셈이다. 또 12월 5억1500만원이었던 미성(전용면적 50㎡)은 지난달 5억6500만원에 손바뀜됐다.

학원이 밀집해 있는 중계동 은행사거리 부근 집값도 상승세다. 네이버 부동산을 보면 청구3차(전용면적 84㎡)는 최소 9억원에서 10억원의 호가에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해 12월 해당 단지의 같은 면적이 8억9000만원에 실거래된 바 있는데, 이에 비해 약 1억원 가량이 오른 것이다.

도봉구에서는 창동 상계주공18단지와 북한산아이파크가 크게 상승했다. 창동에 위치한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상계주공18단지 전용면적 45㎡가 지난해 12월(3억2500만원)보다 6300만원 오른 3억8200만원에 지난달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또 12월 8억4000만원에 거래된 북한산아이파크(전용 119㎡)는 1억원 오른 9억4000만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강북구 역시 비슷한 모습이다. 미아동 SK북한산시티(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4억7500만원)보다 1억500만원 오른 5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해당 단지 매물은 최저 4억5000만원(전용 59㎡)에서 최고 8억3000만원(전용 114㎡)에 올라와 있다. 수유동 래미안수유(전용 84㎡)는 12월 5억3400만원에서 지난달 5억8000만원에 거래돼 4600만원 가량 올랐다.

월계동 소재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9억원 이하 아파트가 풍선효과로 가격 '키 맞추기'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호가가 올라도 매매 가능한 물건의 숫자는 늘지 않고 있고 매수문의는 폭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청구아파트'. (사진=남빛하늘 기자)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청구아파트의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노도강 지역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띄는 것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사정권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12·16 대책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이상 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20%로 강화하고, 15억원 이상 주택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시키자 9억원 이하 주택이 주목을 받는 것이다.

특히 9억원 이하 주택은 대책 후에도 이전 대출한도가 유지되고, 무주택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1년 이내 전입 요건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또 지난달 20일부터 적용된 전세자금대출을 통한 갭투자 규제도 해당되지 않는다.

여기에 왕십리역에서 상계역을 잇는 동북선 경전철과 수도권 남북을 연결하는 창동역 GTX-C노선 등 교통호재를 비롯,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사업과 같은 지역 역세권 개발 사업들이 가시화되고 있는 점이 겹쳐 집값 상승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노도강 지역에서 출·퇴근이 가능하거나 청약을 포기한 수요자들이 나오고 있어 해당 지역 집값은 적어도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집을 내놓은 사람들도 싸게 팔지 않으려는 '본전심리'가 작용해 가격이 빠지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유동성(대출)이 막히면서 비강남권의 풍선효과 움직임도 일부 확인되지만 서울 전반의 상승세를 이끌기에는 동력이 크지 않을 상황"이라면서 "수요층의 조심스러운 움직임은 2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값이 지난 2019년 6월 둘째 주 이후 33주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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