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2.03 11:37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팀, 뇌파의 '수면방추'와 '느린진동' 줄고 엇박자

위쪽 붉은색이 수면방추, 아래쪽 선이 느린진동이다. 그림처럼 환자는 수방추의 활성화도 옅고,느린진동의 최고점에서 만나는 연결성도 떨어진다.(서울대병원 자료)
위쪽 붉은색이 수면방추, 아래쪽 선이 느린진동이다. 그림처럼 환자는 수방추의 활성화도 옅고,느린진동의 최고점에서 만나는 연결성도 떨어진다.(서울대병원 자료)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수면장애의 주요 원인인 ‘하지불안증후군’의 숙면방해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팀(선우준상, 차광수)은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수면 중 뇌파를 분석한 결과, 다리 떨림이 수면과 관련된 ‘수면방추’와 ‘느린 진동’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의 감각과 운동신경 이상으로 다리를 계속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질환이다. 환자들은 이 같은 느낌을 받아 다리를 ‘움찔움찔’함으로써 깊은 잠에 빠지기기 어렵다. 심지어 낮에도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해 자세를 바꿔야 할 정도로 불편함을 호소한다. 우리나라 유병율은 성인의 약 4%에 이른다.

연구팀은 하지불안증후군과 정상인을 15명씩 나눠 수면검사를 통해 뇌파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수면을 조절하는 수면방추와 느린진동에 주목했다. 수면방추는 외부 자극에 각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각 정보를 조절해 수면을 돕는다. 또 주파수 1Hz 미만의 느린진동은 깊은 수면을 유도하는 기능으로 역시 숙면에 중요한 요소다.

연구 결과,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수면방추의 발생빈도가 1분당 4.25회로 정상인의 6.01회보다 약 30% 적었다. 또 느린진동은 2.18회로 정상인의 2.91보다 25% 가량 낮았다. 특히 수면방추의 파워가 눈에 띄게 감소했고, 느린진동과 만나는 연결성도 정상인과 차이를 보였다.

정기영 교수는 “수면방추는 뇌의 시상에서, 느린진동은 대뇌피질에서 만들어지는데 이 두 파장이 균형을 잘 맞춰져야 숙면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뇌파 분석결과를 보면 정상인은 느린진동이 나타나는 곡선 최고점에 수면방추가 맞물리는데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조금씩 엇나가면서 균형이 흩어진다. 또 수면방추의 색깔도 옅어 파워가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수면방추와 느린진동의 저하와 불균형이 수면에 미치는 신경생리학적 기전을 확인한 것으로 향후 수면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Sleep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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