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20.02.03 16:20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반도체 장비는 기술 격차로 인해 대일 의존도 높아

(자료제공=우리금융경영연구소)
(자료제공=우리금융경영연구소)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정부와 국내기업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경쟁력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국산화할 수 있는 대일 수입품 비중은 13%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3일 발표한 ‘대일 무역적자 주요 품목 경쟁력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8년 기준 대일 무역적자 규모는 241억달러였다. 이는 2011년과 비교하면 20.1% 감소한 수준이다.

국내 총수입 중 일본 비중도 꾸준히 줄어들어 2000년대 초반 20% 내외에서 2018년 9.5%까지 하락했다.

대일 무역비중은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줄었으나 IT 관련 소부장의 대일 무역적자는 127억달러(53%)로 매우 높았다. 주로 해당 산업의 대일 경쟁력이 낮은 결과로 분석된다.

김수진 우리금융연 수석연구원은 “무역특화지수(TSI)를 이용해 우리나라 경쟁력과 일본에 대한 수입의존도를 종합 검토한 결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반도체 장비는 대일 의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디스플레이 장비는 일본에 완전 수입특화 상태이며 전체 수입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82.7%에 달한다. 특히 일본은 디스플레이 장비 중 그 핵심으로 볼 수 있는 노광, 증착 장비에 강점이 있다. 다만, 대세계 수출 경쟁력은 ‘매우 높음’으로 조사됐다.

반도체 장비의 경우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수출 경쟁력이 매우 낮아 일본 수입비중이 30%를 넘는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도 대일 수출경쟁력은 ‘매우 낮음’이며 대세계 경쟁력 또한 ‘낮음’이었다. 일본 수입비중은 66%로 의존도가 특히 높았다.

정부의 소부장 경쟁력 강화 추진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로 국산화할 수 있는 품목 비중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연에 따르면 절대 의존형(기술력 차이로 적자폭이 큰 유형) 품목의 무역적자는 2018년 99억달러로 이중 13%(12억3000만달러)가 2~3년 내에 국산으로 대체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절대 의존형의 41.1%를 차지하는 반도체 핵심장비와 포토리지스트, OLED 발광재는 관련 기술과 생산 인프라가 확보되지 못해 현재로서는 국산화 대체가능성을 추정하기 어렵다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다만 대기업 고객사들이 국내 기술에 대해 품질 검증의 기회를 확대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규제 완화 등으로 지원을 강화할 경우 국산화 가능성은 보다 제고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절대 의존형 품목에 속하는 중간재는 후방 산업의 생산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핵심 품목의 자급화가 중요하다”며 “금융회사는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이 집중되고 있는 IT 소부장과 자동차 전장부품 등의 분야에서 유망 기술과 기업을 선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융지원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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