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2.03 18: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대폭 하락한 상하이 증시. (사진=Arirang NEWS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이후 열흘 만인 3일 문을 연 중국 증시가 '블랙 먼데이'를 연출했다. 개장과 동시에 3199개 종목이 가격 제한폭까지 떨어져 거래가 정지됐다.

이날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73% 급락하며 개장했다. 선전 성분(成分)지수는 9%가 넘게 떨어진 채 장을 시작했다. 이후 상하이 종합지수는 다소 기력을 회복해 7.72% 급락한 2746.61로 마감했다. 선전 성분지수는 8.45% 하락한  9779.67에 장을 끝냈다.

이 같은 수준의 큰 낙폭은 4년여 만에 처음이다. '위안화 절하 충격' 직후인 2015년 8월 24일의 8.49% 이래 가장 큰 것이었다.

특히 상하이·선전 양대 거래소에선 개장 직후 무려 3199개 종목이 가격제한폭인 10%까지 떨어져 거래가 정지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양대 증시에 상장된 종목이 3700개 가량인 것을 보면 의약 등 극히 일부 신종코로나 테마주를 뺀 나머지 중국 상장사들 대부분이 하한가를 기록한 셈이다.

이날 중국 증시의 폭락 장세는 어느 정도 예상되기는 했다. 중국이 긴 춘제 연휴를 보내는 동안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 증시가 모두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확산 추세가 여전한 가운데 쌓여있던 중국 증시의 하락 에너지가 개장과 동시에 분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도 이날 하락 폭은 예상 범위를 넘는 충격적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종 코로나 확산은 판매업, 여행업, 운송업, 음식료업 등 업종은 물론 전 중국의 전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앙정부가 정한 공식적인 춘제 연휴가 전날로 끝났지만 중국 경제가 언제 정상화할지 기약조차 하기 어렵다. 중국 대부분 지역은 이달 9일까지 관내 기업이 쉬도록 했다. 이마저도 신종코로나 확산 추세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받을 충격이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때의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한다. 이에따라 중국 정부가 과거 사스 확산 때처럼 통화와 재정 등 모든 정책 카드를 들고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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