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2.04 17:35

심상희 고려대 교수 연구팀

세포 내 분자 구조의 초고해상도 이미지 (사진제공=IBS)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심상희 고려대 화학과 교수와 서울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형광 현미경을 이용해 살아있는 세포를 오랜 시간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살아있는 세포 내 수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분자를 관찰하려면 형광 단백질을 활용한 초고해상도의 형광 현미경이 필요하다.

하지만 형광 단백질은 계속 빛에 노출되면 형광이 사라지는 광표백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장시간 높은 해상도로 촬영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형광 단백질은 단백질 내부의 아미노산을 발광체로 사용하기 때문에 빛에 의해 단백질의 구조가 손상될 수밖에 없다.

연구팀은 민물장어에서 유래한 형광 단백질 '우나지'가 내부 아미노산이 아닌 외부 대사물질인 빌리루빈을 발광체로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 형광현미경에 적용했다.

우나지 단백질과 빌리루빈은 떨어져 있을 때는 형광을 발광하지 못하지만, 결합하면 밝은 녹색 형광을 낸다.

연구팀은 '우나지-빌리루빈 결합체'에 청색광을 쪼이면 광표백에 의해 형광이 꺼지지만, 다시 빌리루빈을 처리하면 형광이 켜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청색광과 빌리루빈 용액을 이용해 형광 신호를 끄고 켤 수 있으며, 광표백이 일어난 후에도 우나지 단백질은 손상되지 않는다. 형광 스위칭을 지속해서 반복할 수 있으며, 기존 기술보다 8배 더 긴 시간 동안 살아있는 세포를 관찰할 수 있다.

심상희 교수는 "장시간 관찰이 필요한 생체 나노구조 파악과 생명현상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지난달 1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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