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2.05 13:23

최고야 한의학연구원 박사팀, 저비용으로 약화사고 막는 등 이점 많아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힘든 약재.(한의학연구원 자료)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힘든 약재. (사진제공=한의학연구원)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한약재 감별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응용해 약화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고야 한국한의학연구원(KIOM) 한약자원연구센터 박사와 이숭인 동신대 한의학과 교수는 딥러닝 기법을 활용해 모양만으로는 구별이 어려운 한약재를 99% 이상 감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말린 한약재 중에는 전문가도 구별하기 어려운 재료가 다수 있다. 예컨대 목통과 방기, 관목통(등칡의 줄기)은 말려 썰어놓으면 모양이 비슷해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이중 관목통은 신장질환을 유발하는 아리스톨로크산이 함유돼 있어 환자에게 사용하지 않는 재료다.

연구팀은 한약재 음편 조각들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약재별로 수백 장의 사진을 확보한 뒤 이 영상정보를 컴퓨터에 딥러닝 기법으로 학습시켰다. 그리고 한약재의 감별 정확도를 확인한 결과, 감별능력이 최대 99.4%로 나타날 정도로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같은 정확도는 본초학을 전공한 박사가 동일 사진을 육안으로 반복 판정했을 때의 평균 감별정확도인 94.8% 보다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약재 감별법의 장점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약화사고의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

정확한 한약재 감별을 위한 유전자 또는 성분 분석시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꼽는다. 분석시험법은 시간이 많이 소요될 뿐 아니라 고비용으로 약재상이나 병원임상에서 이용하기 쉽지 않다.

연구팀은 현재 한방의료기관이나 원외탕전실, 한약재 유통시장에서 정확하게 한약재를 쓸 수 있도록 한약재 감별 스마트폰 앱 개발 등 후속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김종열 한의학연구소 원장은 “한약재를 선별하는 전문인력이 갈수록 줄고 있어 약화사고의 가능성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며 “한의학에 IT기술을 접목함으로써 한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높일 뿐 아니라 한의학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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