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2.05 15:45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입장 바꿔 검사 3명 파견키로
신라젠 문은상·밸류인베스트 이철·유시민은 '친근한 관계'

지난 2015년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에서 열린 '신라젠 항암제 기술 설명회'에 참석한 이철(가운데)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유시민(오른쪽)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출처= 유튜브 동영상 캡처)
지난 2015년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에서 열린 '신라젠 항암제 기술 설명회'에 참석한 이철(가운데)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유시민(오른쪽)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출처= 유튜브 동영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남부지검의 신라젠 수사팀 보강을 지시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윤 총장의 이 같은 지시는 법무부가 지난 달 직접 수사를 줄이는 직제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신라젠 수사를 맡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지난 달 28일 해체된 뒤 나온 지시여서 주목된다. 

특히, 윤 총장은 금융 수사에 경험이 많은 검사들을 남부지검에 다수 파견해 재출범 수준의 수사팀 보강을 지시했지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사를 파견해줄 수 없다"고 버티다가 최근 입장을 바꿔 검사 3명을 파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정면으로 대결하는 이 같은 양상은 '신라젠 수사의 특수성'에 따른 대립이라는 시각이 적잖다.

'신라젠' 사건은 애초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2015년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개최된 신라젠의 펙사벡 기술설명회에서 축사를 하는 등 신라젠과의 밀접성이 부각되면서 관심을 끌었다.

이민석 변호사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신라젠 사건 수사의 경우, 주식이나 금융에 전문성을 지닌 검사들이 필요하다"며 "수사중 합수단을 폐지한 이런 상황에서는 전문 검사 인력을 보강할 수 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른바 '신라젠 사건'이란, 국내 바이오 업계의 총아로 떠올라 한 때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었던 '신라젠'이 그들이 대표적 '항암제'라고 내놨던 '펙사벡'이라는 약품이 2019년  임상시험 3상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이후 주가가 곤두박칠 쳐서 올해 2월 5일 기준으로 시총이 8900억원 대로 하락하게 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주가 폭락 뿐만아니라, 신라젠과 지난 2015년 12월까지 신라젠의 대주주였던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관계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정·재계 커넥션 의혹이 증폭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12월까지 밸류인베스트코리아는 9000억원 규모의 사기혐의를 받고 있고, 2015년 10월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이철 씨는 7000억원대의 사기 유사수신 자본시장법위반으로 구속됐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의 경영실적이 저조해져서 2016년 468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은 2018년에는 590억원으로 더 늘어났음에도 임원들 중에는 최대 103억원의 연봉을 받은 사람도 있었고, 50억 이상의 연봉을 받은 임직원이 총 6명에 달하면서 '윤리경영 실종'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뿐만아니라, 일각에선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대표 이철 씨의 정·관계 인맥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2015년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에서 열린 '신라젠 항암제 기술 설명회'에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이철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했다해서 담소를 나누었고 이 자리에는 신라젠의 문은상 대표도 함께 참여해 유 전 장관과의 돈독한 친분을 과시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재계 커넥션이란 의혹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의 향후 운명을 가늠할 여러가지 뇌관 중 하나로 회자되는 '신라젠 의혹'을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면적으로 칼을 빼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신라젠'과 관련해, 뉴스웍스는 이미 지난해 8월 10일 기사 (이민석 변호사 "신라젠, '사기 또는 주가조작' 의심…검찰 수사 필요"http://www.newswork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3903)에서 심층적으로 다룬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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