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2.06 14:23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월 28일(현지시간)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CGTN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중국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급속히 확산하며 국가재난 상황을 맞이하자 비난의 화살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향하고 있다. 초기 대응에 실패했던데다 전반적인 상황 대처가 미흡했고 정보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여론 통제에만 열을 올리는 시진핑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져가는 모습이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칭화(淸華)대학교 법학 교수인 쉬장룬(許章潤)은 최근 여러 해외 웹사이트에 게재된 글을 통해 "신종코로나 초기 대응이 실패한 것은 중국에서 시민사회와 언론의 자유가 말살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쉬 교수는 신종코로나 확산 초기에 의료계에서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당국이 이를 억누른 것을 지적하며 "공적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완전히 봉쇄됐으며, 이로 인해 사회에 조기 경보를 울릴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독재하에서 중국의 정치 시스템은 무너졌다"면서 "정부는 관료들의 능력보다는 충성심을 중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성과를 낼 의지가 없는 용렬한 관료들만 넘쳐난다"고 일갈했다.

이어 "(신종코로나 발원지인) 후베이성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모든 성이 같은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지적했다.

쉬 교수는 지난 2018년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한 개헌을 비판했다가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후 그는 출국 금지와 중국 내 저작물 발행금지 처분까지 받았다.

쉬 교수는 이번 글에서 시 주석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핵심’이라는 단어를 포함해 시 주석을 유추할 수 있는 용어들을 사용했다.

시 주석을 비판하고 나선 지식인은 쉬장룬 교수만이 아니다. 인권 변호사인 쉬즈융(許志永)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무역전쟁, 홍콩 시위, 신종코로나 확산 등 주요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시 주석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쉬즈융은 중국에서 인권 운동을 벌이다 체포돼 4년간 수감 생활을 하고 나온 지식인이다. 지난해부터 강도 높게 펼쳐지고 있는 중국 당국의 인권운동 탄압을 피해 지난해 말부터 도피 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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