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2.07 09:24

WHO "우리 모두 그가 행한 일 기려야 한다"

7일 사망한 중국 의사 리원량(34). (사진=KBS뉴스 캡처)
7일 사망한 중국 의사 리원량(34). (사진=KBS뉴스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험성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의사 리원량(李文亮·34)이 사망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리원량이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중앙병원은 성명을 통해 "우리 병원의 안과 의사 리원량 박사는 소생 시도가 실패한 직후 중국 시간으로 7일 오전 2시 58분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신경보 등 중국 매체들이 리원량이 어젯밤 숨졌다고 보도하자 병원 측은 오늘 새벽에도 그가 긴급 소생치료를 받고 있다며 사망설을 부인했지만 결국 숨을 거둔 것이다.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 확산 초기에 보호장구 없이 환자를 돌보다가 지난달 10일부터 기침과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 입원했고 최근 폐렴으로 상태가 악화됐다.

리원량은 지난해 12월 사스와 비슷한 질병 관련 경고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린 후 주목을 받았다. 그는 12월 30일 사스와 비슷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7명이 발생했다는 병원 문건을 얻게 됐다. 이후 동창인 의사 7명이 있는 SNS 단체 대화방에서 수산물 도매시장에서 환자들이 발생했다는 글을 올렸고 이후 이 사실이 인터넷에 급속히 퍼지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하지만 그는 SNS에 올린 글로 인해 공안에 끌려가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 질서를 해쳤다는 이유로 '훈계서'(조사자가 위법 사실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문건)를 받았다. 이후 신종 코로나가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로 퍼지면서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리원량과 동료 의사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 선고 뒤 중국 내에선 그를 '제갈량'이라 부르며 그의 행동을 칭송했다.

이 '의로운 영웅'의 사망 소식에 중국 전역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측도 SNS를 통해 "리원량의 죽음에 매우 슬프다"며 "우리 모두 그가 행한 일을 기려야 한다"는 애도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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