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2.08 07:40

최저 1995만원, 파격적 가격정책 도입…자율주행기능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탑재

쉐보레가 지난달 16일 국내 출시한 트레일블레이저가 고객들에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올해 소형 SUV 시장에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트레일블레이저 RS 모델 고속도로 주행 모습(사진=손진석 기자)
쉐보레가 지난달 16일 국내 출시한 트레일블레이저가 고객들에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올해 소형 SUV 시장에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트레일블레이저 RS 모델 고속도로 주행 모습(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쉐보레가 놀랍도록 매력적인 신형 모델을 출시했다. 외관과 성능은 물론 가격과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까지 첫 눈에 반할만한 다양한 매력을 담은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가 정식으로 대중에 선보였다. 지난 4일 고객 인도를 시작하면서 2020년 국내 소형 SUV 시장에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쉐보레의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SUV 이쿼녹스 사이를 메우는 전략적  SUV 모델이다. 차세대 파워트레인 기술을 비롯한 첨단 안전사양과 편의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지난달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진행된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행사에서 마주한 모습은 매력적이고, 스타일리쉬한 외형 디자인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좀 달릴 것 같으면서도 귀엽고, 어딘지 모르게 듬직하면서도 도전적인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쉐보레에서 내놓은 자동차라고 보기에 낯설고 신선할 정도였다.

시승 당시 동승했던 연구소 관계자는 “트레일블레이저는 개발 콘셉트부터 세그먼트나 사이즈를 초월해 이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서 전체적인 설계를 맡아 개발을 진행했다. 미국 생산 제품을 수입했던 기존 GM 모델들과 달리 국내 소비자들이 지향하는 젊고 감각적인 외관 디자인과 옵션들이 대거 적용됐다”고 강조했다.

트레일블레이저 프리미어(위), RS(중간), 액티브(아래) 모델의 각각 특색있는 전면과 후면의 범퍼 및 그릴 모습 (사진제공=김아롱기자)
트레일블레이저 프리미어(위), RS(중간), 액티브(아래) 모델의 각각 특색있는 전면과 후면의 범퍼 및 그릴 모습 (사진제공=김아롱기자)

◆ 3가지의 매력적이고 유니크한 디자인…프리미어, 액티브, RS

기존 SUV의 가족중심적인 개념이 아닌 운전자의 개성을 잘 살려줄 수 있는 모델이다. 요즈음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1인 가족’ 즉 ‘혼족’을 위한 라이프스타일에 적당한 SUV 모델로 차별화된 세가지 스타일의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가장 노멀한 프리미어 모델을 기본으로 정통 오프로더에서 영감 받은 AWD 액티브(ACTIV) 모델, 레이싱카와 같이 날렵한 알에스(RS) 모델로 각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 할 수 있으며, 각각의 차별화된 옵션과 디자인을 간직하고 있다.

프리미어 모델의 한층 대담해진 쉐보레 특유의 듀얼포트 그릴 디자인은 이전과 달리 상하 경계선을 크롬으로 나누어 모던한 느낌을 주고 있다. 기존 헤드램프 자리에 주간주행등을 적용하고 헤드램프를 범퍼 아래쪽으로 옮긴 분리형 헤드램프를 적용해 보다 날카롭고 슬림한 디자인의 강인한 전면디자인을 완성했다.

측면부의 수평적인 캐릭터라인과 타이어 및 휠의 디자인이 어우러져 SUV 특유의 터프함과 안정적인 감성을 만들고 있다. 차체 지붕이 마치 공중에 떠있는 듯한 플로팅 루프디자인도 트레이블레이저의 디자인 특징 중 하나다.

여기에 액티브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하단 그릴에 다이내믹한 X자 형상의 프로텍터 디자인을 적용해 정통 SUV 특유의 거칠고 강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주간주행등의 디자인은 기본형과 동일하지만 하단 헤드램프에는 LED 프로젝터 방식과 크리스탈 베젤이 적용된다. 

타이어는 17인치 액티브 튠 머신드 알로이 휠과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가 사용된다. 그리고 AWD 사양 적용 시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 서스펜션을 튜닝하면 지상고가 프리미어 트림보다 10㎜ 높아진다.

RS 모델은 라디에이터 그릴에 다크 티타늄 크롬을 적용했다. 헤드램프를 감싸는 베젤 역시 아래쪽으로 확장돼 라디에이터 그릴과 이어지는 디자인을 통해 스포츠카 모델인 카마로를 계승해 고급스러우면서도 날카로운 인상을 연출하고 있다. 측면은 RS 전용 사이드 몰딩과 전용 18인치 펜텀 쉐도 머신드 알로이 휠로 멋을 내고 있다.

주행중인 트레일블레이저의 측면의 수평적인 캐릭터라인과 타이어 및 휠의 디자인이 어우러진 디자인이 SUV 특유의 터프함과 안정적인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주행중인 트레일블레이저 측면의 수평적인 캐릭터라인과 타이어 및 휠의 디자인이 어우러진 디자인이 SUV 특유의 터프함과 안정적인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 RS 모델, 라이트사이징 엔진 빼어난 주행성능 보여

시승은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m를 발휘하는 1.35리터 가솔린 E-터보 엔진에 하이드라매틱 9단 미션, AWD가 탑재된 RS 모델로 진행했다.

실내는 전형적인 쉐보레 디자인으로 듀얼콕핏을 바탕으로 간결하고 개방된 디자인 특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RS 모델 전용 레드 엑센트 컬러와 D컷 스티어링 휠, RS 로고가 새겨진 계기판과 기어노브, 센터페시아를 포함한 실내 곳곳에 적용한 레드 스티치를 통해 유니크한 디자인과 디테일이 개인적인 취향에 안성맞춤이다.

실내 공간의 크기도 쉐보레의 소형 SUV 트랙스 보다 길이와 너비가 200㎜와 60㎜ 확장되고 휠베이스도 2640㎜로 90㎜ 늘어나 뒷좌석의 탑승공간도 넉넉했다.

쉐보레가 지속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 엔진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아직까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기술이다. 엔진의 크기와 배기량만을 줄여 사용하는 ‘다운사이징(Downsizing)' 개념에 지엠(GM)은 마찰저감, 직분사, 열효율 향상, 경량화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기존 고배기량 엔진과 동일한 성능을 내는 라이트사이징 엔진을 적용하고 있다.

쉐보레는 국내에 출시된 트렉스, 말리부 등에 적용해 출시했지만 엔진의 크기만을 염두에 둔 국내 소비자에게는 아직 생소함이 많다. 이번 트레일블레이저를 통해 이러한 선입견이 많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트레일블레이저의 라이트사이징 1.35 E-터보 엔진은 전자식 워터펌프를 비롯해 배기가스 열을 이용해 냉각수를 가열하는 IEM(통합배기매니폴드) 실린더헤드, 밸런스웨이트, 엔진오일 열교환기, 플라스틱 엔진오일 팬 등을 최신 엔진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사진제공=한국지엠)
트레일블레이저의 라이트사이징 1.35 E-터보 엔진은 전자식 워터펌프를 비롯해 배기가스 열을 이용해 냉각수를 가열하는 IEM(통합배기매니폴드) 실린더헤드, 밸런스웨이트, 엔진오일 열교환기, 플라스틱 엔진오일 팬 등을 최신 엔진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사진제공=한국지엠)

중형세단 말리부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1.35 E-터보 엔진은 뛰어난 힘과 연비를 모두 입증한 바 있다. 이 엔진에는 전자식 워터펌프를 비롯해 배기가스 열을 이용해 냉각수를 가열하는 IEM(통합배기매니폴드) 실린더헤드, 밸런스웨이트, 엔진오일 열교환기, 플라스틱 엔진오일 팬 등을 최신 엔진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특히 전자식 워터펌프는 냉각수의 온도를 조절하는 장치 서머스탯이 없을 뿐 아니라 7개의 냉각수온센서를 포함한 총 10개(엔진오일 온도센서 2개, 변속기오일 온도센서 1개 포함)의 온도센서가 엔진 내부온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해 저 배기량 엔진에서 높은 마력수와 토크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엔진의 성능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시승이 끝날 때가지 1.35엔진 보다는 1.6엔진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의 주행 성능과 파워를 보여줬다. 현대차의 코나 1.6 가솔린과 기아차 셀토스 1.6 터보 가솔린의 경우 177마력에 최대토크 27㎏·m이고 티볼리 가솔린은 163마력에 최대토크 26.5㎏·m를 발휘해 실제적인 출력에서의 차이를 느끼기는 어렵다.

각 회사마다 엔진과 변속기의 각각의 성능에 따라 연비 혹은 파워 등의 특색을 강조하며 설정한 값에 따라 주행특성과 감성에서 차이가 발생할 뿐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시승 모든 구간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줬다. 저속에서 고속으로, 고속에서 저속으로 그리고 일반적인 차선변경, 급차선변경, 코너링 등 다양한 주행 조건에서 출력의 부족을 느끼지는 못했다. 더불어 차체의 단단함으로 고속주행에서 더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다만 9단 변속기의 영향으로 촘촘한 변속시점 설정으로 가속감을 느끼는 것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차량의 설정이 연비 설정임에도 높은 엔진 회전수를 사용하는데 적극적으로 되어 있는듯해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다. 특히 가볍게 가속페달을 밟아도 차의 속도는 쉽게 높아졌다. 

트레일블레이저 RS 모델 실내 (사진=손진석 기자)
트레일블레이저 RS 모델 실내 (사진=손진석 기자)

◆ 쉐보레가 변했어요…ADAS, 애플 카플레이어 등 적용

쉐보레가 변했다. 그동안 첨단 운전자보조장치 적용에서 소극적이던 쉐보레가 트레일블레이저에는 첨단 운전자보조장치와 편의 장치들을 대거 적용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의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서 생산을 주도한 결과로 보인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스마트폰과 인포테인먼트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기능이 동급 최초로 추가돼 기존 USB 유선케이블로만 연결할 수 있었던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무선으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안드로이트 오토의 경우 아직 국내에 적용되지 않아 사용하지 못한다. 

그동안 고객들의 지적을 받아온 최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도 적극 수용됐다. 차선이탈경고, 차선유지보조시스템, 전방충돌경고시스템, 전방거리감지시스템, 전방보행자감지 및 제동시스템, 저속자동긴급제동시스템 등을 기본 사양모델부터 적용했다. 

그중에 차선 유지와 이탈경고, 전방충돌경고시스템, 전방거리감지 시스템 등이 적용되어 작동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기능은 기존 쉐보레 차량에 적용한 것 보다 많이 향상됐다. 더불어 트레일블레이저에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이 적용되어 있는 고급 사운드 시스템인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가 적용되어 있다.

그동안 쉐보레에서 볼 수 없었던 컴바이너 타입의 헤드업디스플레가 최초로 트레일블레이저에 적용됐다. 대시보드에 별도 플라스틱 구조물을 세워 주행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그래픽으로 보주는 방식이다.

시승에서 카메라 기반으로 작동하는 신차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부드럽게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했고, 코너에서는 스스로 속도를 줄였다. 아쉬운 점은 차선유지시스템이 차선중심에 차를 유지하기보다 차선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에 기준을 두고 있어 반자율주행을 시도해보면 차선을 넘지는 않지만 차가 비틀거리며 주행하게 된다.

트레일블레이저에 적용된 개선된 내비게이션과 공조조절 스위치(왼쪽)과 HUD 및 전조등 조절 스위치(오른쪽 위)와 RS 전용 계기판(오른쪽 아래) (사진=손진석 기자)
트레일블레이저에 적용된 개선된 내비게이션과 공조조절 스위치(왼쪽)과 HUD 및 전조등 조절 스위치(오른쪽 위)와 RS 전용 계기판(오른쪽 아래) (사진=손진석 기자)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해 출시한 트래버스와 콜로라도처럼 외산차가 아닌 한국에서 개발을 전담한 국산차로 현대차 코나, 기아차 셀토스, 쌍용차 티볼리 등과 내수시장에서 경쟁해야한다.

그동안 한국지엠은 내수시장에서 가격과 옵션 등이 미국 내수시장 기준으로 출시해 판매가 저조했던 경험이 있다.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미국 정통 SUV 및 픽업 트럭인 트래버스와 콜로라도의 경우도 출시 이후 많은 관심과 좋은 평을 받고 있지만 누적 판매 실적이 842대와 1261대로 경쟁차인 현대의 펠리세이드의 지난 12월 한 달간 판매한 5000여대 보다 저조하다.

이러한 차이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를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 열위에 두고 있다. 트래버스의 국내 판매가격은 4500만원부터 시작하는데 현대차 팰리세이드 가솔린 모델은 3400만원 후반대여서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영종대교 하부도로를 주행 중인 트레일블레이저 (사진=손진석 기자)
영종대교 하부도로를 주행 중인 트레일블레이저 (사진=손진석 기자)

트레일블레이저는 이러한 실패를 거울삼아 판매 시작가격을 1995만원으로 책정해 경쟁 차량인 티볼리 1.5 터보 가솔린 1710만원, 셀토스 1.6 가솔린 터보 모델 1965만원, 현대차 코나 1.6 터보 가솔린 1950만원과 비교해 가격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또 혼족과 2030 세대들을 위한 유니크한 개성을 담을 수 있는 차량 디자인과 옵션 정책도 티볼리의 초기 시작점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 쉐보레 차량의 선택이 망설여졌던 자율주행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탑재된 점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쉐보레는 트랙스를 통해 국내 최초로 소형 SUV를 선보인 것처럼 트레일블레이저가 전통 세그먼트를 초월하는 임팩트한 SUV로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