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왕진화 기자
  • 입력 2020.02.08 06:15

출퇴근길·다중이용시설 등 다녀온 뒤엔 개인 위생관리 더욱 신경써야

(사진=왕진화 기자)
서울 명동 거리.(사진=왕진화 기자)

[뉴스웍스=왕진화 기자] 지난 7일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24명으로 늘어나면서 감염증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이 근무중이거나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된 다중이용시설마다 임시폐쇄 조치에 들어가는 등 신종 코로나 공포가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 있다"…국민 불안 고조

그동안 정부는 '지역사회 전파(유행)'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중국에 다녀온 사람과 이들과 접촉했던 사람들만 확진 환자로 판명되어왔기 때문이다.

이랬던 정부가 6일부터 입장을 바꿨다.

정부는 이날 "지역사회로의 확산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비상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국민의 협조를 요청했다. 지역사회 전파란 누가 누구에게 전파했는지 추적이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확진자를 격리하는 현행 방역 체계가 무력화되는 시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같은 정부의 입장과 함께 7일 폐쇄공간인 일본 크루즈선에서 감염자가 하루 사이 41명 이상 늘었다는 소식도 알려지면서 이제는 출퇴근길 대중교통도 마음 놓고 타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호흡기 관련된 바이러스의 경우 한 번 손에 묻으면 몇 시간이나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인구가 많은 대중교통 시설에서 손잡이, 엘리베이터 버튼 등을 만지는 것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보건당국은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를 최대 14일로 보고 있다. 우한 발 입국자들이 마지막으로 국내에 들어온 지난달 26일을 기준으로 하면 오는 9일이 잠복기 종료 시점이다. 이번 주말이 지역사회 대량 전파를 차단할 마지막 시기인 셈이다. 현재까지 24명의 확진자 동선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다만 지난 5일 2번째 확진자가 증상이 호전돼 24명 중 가장 먼저 퇴원했으며, 1번째 확진자도 2차례 이상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돼 입원한 지 18일 만인 6일 병원을 나선데다 현재 중증질환자도 없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여객기, 창가 좌석 감염확률 더 낮아

대형마트와 아울렛, 백화점 등 확진자가 다녀간 곳으로 알려진 몇몇 다중이용시설은 임시 휴점을 실시하고 방역 조치에 들어갔다. 23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롯데백화점 본점도 전날 임시 휴점에 들어간 뒤 방역 소독을 실시 중이며 오는 10일 재오픈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같은 건물을 쓰는 롯데면세점 본점, 중구 소재 프레지던트 호텔, 이마트 마포공덕점도 같은 이유로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방역 조치가 끝난 곳들은 대부분 바이러스가 사멸하기 때문에 방문해도 별 문제가 없다. 질병관리본부도 "확진환자의 방문 장소는 적절한 소독 조치가 완료된 후엔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수영장이나 목욕탕 등 물이 있는 곳에서는 감염 가능성이 낮지만 손으로 눈 안쪽 등 얇은 점막을 만지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바이러스의 침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여객기 내부는 헤파필터로 감염 바이러스가 걸러지며 공기 순환도 위에서 아래로 되기 때문에 전파가 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미국 에모리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비행기를 탑승할 경우 통로 쪽 자리보다 창가 쪽 자리에 앉으면 호흡기로 전염되는 감염병에 걸릴 확률이 낮아질 수 있다. 사람들과 부딪히는 횟수가 현저히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인의 위생관리만 철저히 지킨다면 이곳들에서의 감염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올바른 손씻기를 최선의 예방책으로 꼽는다. 사람의 손이 많이 닿는 물체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다면 간접 감염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생활 방역이 매우 중요하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리모컨 등 틈틈이 소독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 병원운영센터장은 7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는 우리나라 발견 환자의 경우 가벼운 증상을 보이며 시작했다"며 "이 바이러스는 중증도가 낮아 치료를 받으면 회복될 가능성이 있지만 전파력이 매우 높은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는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손길이 생각보다 많이 닿는 곳에서도 간접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이에 언제 어디서나 손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잡거나 천으로 덧대어진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면 그 손으로 코나 입 등 호흡기를 만져선 안된다. 손씻기가 당장 힘들다면 알코올을 기반으로 하는 손소독제나 티슈 등으로 청결관리에 힘써야 한다. 화장품 등 개인 용품을 함께 사용하는 일도 되도록 삼가야 한다.

정부는 지역사회로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일상생활에서는 KF94, KF99가 아닌 KF80 마스크나 방한용 마스크로도 충분히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마스크의 종류보다는 입과 코가 다 가려지도록 틈을 최소화해 착용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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