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2.07 14:27
존 자이로 벨라스케스가 2년 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 출연하고 있다. (사진=POPEYE_Arrepentido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1980년대 악명을 떨쳤던 콜롬비아의 전설적인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1949∼1993) 밑에서 수백 명을 살해한 살인청부업자가 5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콜롬비아 교정당국은 '뽀빠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존 하이로 벨라스케스가 수도 보고타의 병원에서 식도암 치료를 받다가 6일(현지시간) 오전 사망했다고 밝혔다.

벨라스케스는 에스코바르가 이끌던 메데인 카르텔에서 일찌감치 살인청부업자 역할을 맡아 수많은 사람을 잔혹하게 살해했다. 에스코바르가 전 세계 마약 유통량의 3분의 1을 장악하며 한창 활동한 1980년대 측근이던 벨라스케스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살인기계'로 악명을 날렸다.

카를로스 갈란 콜롬비아 대통령후보 암살사건, 110명의 사망자를 낳은 아비앙카 항공기 테러, 63명이 사망하고 600여 명이 부상한 콜롬비아 치안행정부 폭탄테러 등이 모두 그가 기획하고 지휘한 사건이었다.

그는 에스코바르 밑에서 자신이 죽인 사람이 300명에 달한다고 자백한 바 있다. 그가 직접 '집행'하진 않았지만 공모하거나 사주한 살인사건은 3000건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는 경찰에 붙잡혀 23년을 복역했고  2014년에 가석방된 이후엔 유튜버로 변신하기도 했다.

카르텔이 저지른 살인과 폭력 등을 들려주는 유튜브 채널 '참회하는 뽀빠이'는 지금도 구독자가 120만 명에 달한다.

당시 그는 "젊은이들이 범죄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경고하려고 채널을 개설했다"고 말했지만, 그의 손에 살해된 희생자 유족 등은 범죄를 떠벌리며 돈벌이를 한다고 강하게 분노했다.

벨라스케스가 2018년 5월 협박, 약탈 등의 혐의로 다시 체포돼 감옥에 들어가면서 그의 유튜버 활동도 오래가진 못했다. 수감 중에 말기 암 진단을 받은 그는 지난해 말부터 치료를 받다가 결국 악으로 점철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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