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빅4' 일제 인상...물가 최저라는데 먹거리 값 왜 비쌀까
햄버거 '빅4' 일제 인상...물가 최저라는데 먹거리 값 왜 비쌀까
  • 장대청 기자
  • 승인 2020.02.0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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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콜라 업계도 연말연초 잇달아 올려…실제 물가 온전히 반영 어려운 '가중치'의 함정
지난달 20일 5900원으로 값이 오른 빅맥세트. (사진=맥도날드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20일 5900원으로 값이 오른 빅맥세트. (사진=맥도날드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햄버거값이 원래 이랬나"

직장인 A씨(29)는 최근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에 갔다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햄버거 가격이 오른 듯 해서다. 확인해보니 지난달 20일부터 빅맥 세트가 5700원에서 5900원으로 오르는 등 8개 메뉴의 값이 인상됐다.

그래도 햄버거를 먹기위해 A씨는 근처에 있는 패스트푸드점 버거킹으로 향했다. 버거킹도 비싸진 건 마찬가지였다. 와퍼가 5700원에서 5900원으로 오르는 등 27개 품목이 지난해 12월부터 인상됐다.

또 다른 체인점 롯데리아도 상황은 같았다. 새우버거가 3800원에서 3900원이 되는 등 버거류와 디저트 26종이 지난해 12월 19일부터 비싸졌다. KFC도 작년 연말 주요 품목들의 값을 올렸다. 소위 '햄버거 빅4'가 모두 대표 품목의 값을 올린 셈이다.

패스트푸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은 인건비 상승과 원자재 가격 변화 등 기타 경제적 요인들로 인해 불가피하게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2018년 기준 임금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월 297만원이다. 전년 대비 10만원 가량 오른 수치다. 20대 임금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206만원이다. A씨에게 햄버거 200원 인상은 결코 작은 부담이 아니다.

지난달부터 출고가를 평균 5.8% 올린 코카콜라. (사진=코카콜라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부터 출고가를 평균 5.8% 올린 코카콜라. (사진=코카콜라 홈페이지 캡처)

◆서울 짜장면값 350원 올라…커피, 라면 업계도 줄줄이 인상

최근 들어 먹거리 가격이 잇달아 올랐다.

지난달 1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8년 12월 4808원이던 서울의 짜장면 값 평균은 2019년 12월 5154원이 됐다. 약 350원 가량이 올라 인상률은 7.19%다. 김밥도 2269원에서 전년 대비 6.12% 오른 2408원을 기록했다.

김치찌개 백반, 김밥, 짜장면, 삼겹살, 칼국수, 비빔밥, 냉면, 삼계탕 등 서울의 대표 외식 품목 8개 중 평균 가격이 떨어진 것은 삼겹살 한 품목뿐이다.

콜라와 라면 등 식품 업계도 지난해 말 값을 올렸다. 한국코카콜라는 지난달부터 코카콜라 250㎖ 캔, 500㎖ 페트병, 1.5ℓ 페트병 등 11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5.8% 올렸다. 농심은 지난해 12월 27일 둥지냉면의 출고가격을 12.1% 인상했다. 생생우동은 3년 만에 9.9% 올랐다. 농심의 둥지냉면과 생생우동은 이로써 각각 200원가량 비싸졌다.

커피와 디저트업계도 연달아 가격 인상을 알렸다. 엔제리너스는 지난달 3일부터 싱글오리진 아메리카노를 5000원에서 5200원으로 변경하는 등 총 29종의 품목 가격을 올렸다. 빽다방은 지난 3일 사라다빵 값을 500원 올리는 등 메뉴 4종의 판매가를 인상했다. 빙수 프랜차이즈 설빙 역시 지난달 10일부터 인기메뉴 9개를 1000원씩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가격을 인상한 회사들은 주로 최저임금 인상과 원재료 물가 상승을 이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코카콜라가 최근 3년 동종 업계보다 2.3% 높은 10.4%의 영업이익률을 올렸지만 소비자 가격은 5년간 19.9% 인상하는 등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매출을 올리기 위한 손쉬운 방법으로 여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기업들은 국내 시장의 양적 성장세가 둔화한 이후로는 주로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 물가 동향. (사진제공=통계청)
지난해 연간 소비자 물가 동향. (사진제공=통계청)

◆ 지난해 역대 최저 물가 상승률…물가 괴리 만드는 '가중치'의 비밀

지난해 소비자 물가 지수는 0.4%의 상승률을 보이며 1965년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저성장 기조에 저물가가 겹쳐 디플레이션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이같은 통계는 매일 먹거리 전쟁에 나서는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와는 거리가 멀다.

이런 물가 괴리 현상의 원인을 찾으려면 물가지수 조사 과정의 품목 간 가중치를 생각해야 한다. 가중치란 전체소비자물가지수를 조사할 때 전체 가구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른 대표품목의 상대적 중요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도시가스의 가구 지출 비중은 빵보다 3배 높아 두 물건의 가격이 똑같이 오르더라도 물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은 도시가스가 빵보다 3배 크다. 통계청은 이 가중치를 가계 동향조사에서 나오는 우리나라 가구들의 소비지출구조로 얻어낸다. 현재 가중치는 2017년이 기준이다.

가중치가 가장 높은 건 전세값이다. 가중치 총합 1000중 48.9를 차지한다. 지난해 전세는 0.2% 올랐다. 휴대전화료의 가중치는 36.1인데 작년 이 비용은 3.3% 떨어졌다. 가중치가 10이 넘는 휘발유(23.4)와 경유(13.8)도 지난해 각각 7.1%, 3.9%씩 하락했다. 하지만 주택 전세계약은 통상 2년 단위로 이뤄진다. 휴대전화료는 한 달에 한 번 지불하고 휘발유와 경유도 자주 돈을 내는 항목이 아니다. 액수는 크지만 체감 물가로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반면 최근 값이 오른 햄버거의 가중치는 2.9다. 각종 프랜차이즈가 햄버거값을 약 10%가량 올렸지만, 휴대전화료가 0.8%만 떨어지면 상쇄된다는 이야기다. 먹거리 중에 가장 가중치가 높은 것은 돼지고기 9.2, 생선회(외식) 9.0 정도다.

작년 한 해 생활물가지수는 0.2% 올랐다. 식품은 전년 대비 0.8% 올랐지만 식품 이외는 0.1% 떨어졌다. 지난해 농‧축‧수산물 항목에서 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쌀인데 쌀의 가중치는 4.3에 불과하다.

가중치로 인해 먹거리처럼 가격이 높지 않지만 자주 접해 체감이 큰 부문이 물가 지수에 전부 반영되기 어렵다. 물가는 최저라는데 일상에서 느끼는 먹거리 물가는 높은 이유다.

떨어지는 물가 상승률에 비해 연이어 오르는 먹거리 가격으로 정작 커지는 것은 소비자의 한숨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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