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2.08 07:30
지금의 굴(왼쪽)과 2000년전 굴(오른쪽), 25센트 동전이 놓여 있다. (사진제공=데일리메일)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굴은 겨울이 제철이다. 겨울 칼바람을 뚫고 도착한 굴구이 집에서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굴을 구워 먹으면 지상 낙원이 따로 없다.

하지믄 그렇게 배를 채우고서도, 굴이 더 컸으면 하는 욕심이 나곤 한다.

그런데 약 2000년 전 멕시코만에 살고 있는 미국 원주민들은 '대형' 굴을 먹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크기가 자그마치 7인치(17.78㎝)를 넘었다. 지금 우리나라 굴이 10㎝정도인 점에 비춰보면 거인이나 다름없다. 

거인 굴은 미국 플로리다 주 크리스탈 리버에서 살았던 고대 원주민들이 기원후 50년에서 1050년 사이에 버린 조기껍데기 더미에서 발견됐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8일 보도했다.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 연구원들은 오늘날 굴의 평균 크기가 이 거대한 조상들의 3분의 2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오늘날의 굴 껍데기 크기는 약 4.7인치(11.94㎝)에 불과하다. 크기가 7.4인치(18.80㎝)에 달하는 굴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연구팀은 크리스탈 강 입구에서 7마일(11.26㎞)에 위치한 2000여 년 전 고대 원주민들이 살았던 유적지에서 굴껍데기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조개껍데기 더미에서 발견한 고대 굴 껍데기 5개와 현재의 가장 큰 등급의 굴 5개에 대해 산소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성장 패턴과 최대 나이를 추정했다.

현대의 굴과 과거의 굴은 첫 해에 비슷한 성장 패턴을 보였다. 하지만 현대의 굴은 과거의 굴에 비해 두 번째와 세 번째 해에 각각 35%와 38% 적게 성장했다.

가장 큰 선사시대의 조개껍질의 나이는 3.5년에서 7.5년 사이였고, 가장 큰 현대식 굴은 2.5년에서 4.5년 사이였다.

현대의 굴의 평균 수명은 3.5년으로 과거의 굴보다 12개월이나 짧다.

굴의 크기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물을 걸러내는지를 결정하는 굴의 가장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이다.

굴 암초는 또 폭풍우로부터 해안선을 보호하고 상업적으로 중요한 다른 어업들을 위한 서식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굴이 클수록 인간에 의한 해수면 상승 등에 의해 망가질 가능성이 높이진다.

크리스탈 강은 세계에서 가장 큰 야생 굴 양식장이 있는 멕시코 만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여기에 있던 굴 암초들은 대부분 지난 200년 동안 사라졌고, 남아있는 암초들의 3분의 1 정도는 기능적으로 사망했다. 더 이상 굴 생태계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스티븐 헤스터버그 사우스 플로리다 대 인류학 박사는 "멕시코 만의 굴은 상대적으로 훼손되지 않은 지역에서 조차 점점 작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헤스터버그 박사는 "과거의 거대한 굴은 기후의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며 "멕시코 만에서 결코 회복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바이올로지 레터에서 말했다.

18세기 영국의 노동자들이 굴을 즐겨 먹었다. (사진제공=데일리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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