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2.11 12:00

조병관 KAIST 교수 연구팀

방선균 모델 균주와 토양 공생미생물인 점액세균과 공생배양 할 경우 방선균의 항생제 생산이 촉진된다. (사진제공=연구재단)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슈퍼박테리아 등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항생물질을 발굴할 수 있는 실마리가 나왔다.

흙이나 마른 풀 등에서 자라는 토양미생물, 방선균은 전세계 항생제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고마운 산업미생물로 알려져 있다. 자연상태에서는 항암 또는 항생 효과를 내는 다양한 물질을 생산하지만, 실험실 환경에서는 대부분 유용물질의 생합성이 억제되어 있었다.

방선균과 다른 미생물과의 공생을 통한 경쟁을 유도, 생합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병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연구팀과 장경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방선균과 토양미생물인 점액세균과의 상호작용을 이용, 방선균의 항생물질 생산다양성을 높일 실마리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방선균을 점액세균과 함께 배양할 경우 항생물질 생산이 촉진되지만, 공생배양에도 불구하고 철 이온을 충분히 공급한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에 주목했다.

방선균 단독배양 시에도 철 이온 공급을 줄이자 항생물질 생산이 촉진되는 것을 토대로 철 이온 농도가 방선균의 항생물질 생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냈다.  

나아가 이러한 현상이 철 이온을 두고 두 미생물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방선균이 경쟁자인 점액세균의 생장을 억제시키기 위해 항생물질 생산에 집중한 데 따른 것임을 알아냈다.

점액세균은 철 이온 흡착 자체에 집중하는 반면, 방선균은 철 이온을 흡착하면서 경쟁자도 제거할 수 있는 구조의 항생물질을 생산하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연구팀은 실제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8종의 방선균을 철 이온이 결핍된 배양 조건에서 배양하여 신규 이차대사산물을 포함한 총 21개의 항생물질 생산을 유도해 냈다.

방선균이 생산할 수 있는 이차대사산물 중 절반 이상이 아직 구조와 효과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기에 철 이온 농도조절을 통한 이차대사산물 생산을 유도한 이번 연구결과가 더욱 의미가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생태학 분야 국제학술지 더 ISME 저널에 1월 28일 게재됐다.

조병관(왼쪽) 교수, 이남일 석박사통합과정생 (사진제공=연구재단)
조병관(왼쪽) 교수, 이남일 석박사통합과정생 (사진제공=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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