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2.10 14:58

"검찰에 정치적 중립은 생명과도 같아…21대 선거를 가장 공정한 선거로 만들자"

연설하는 윤석열 검찰 총장 (사진=검찰청 홈페이지)
연설하는 윤석열 검찰 총장 (사진=검찰청 홈페이지)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10일 4·15 총선을 앞두고 전국의 검사장들을 소집해 "검찰에 정치적 중립은 생명과도 같은 것으로서,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도록 일체의 언행이나 처신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공소장이 정치적 편향 없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켰다는 의미로 보인다.

윤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선거범죄에 대한 엄정한 수사는 정치 영역에 있어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고 우리 헌법 체제의 핵심인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을 강도 높게 수사해 온 검찰이 이번 총선에서도 같은 기준에 의한 엄정한 수사를 벌임으로써 정치적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올해 신년사에서 윤 총장은 "누구라도 돈이나 권력으로 국민의 정치적 선택을 왜곡하는 반칙과 불법을 저지른다면, 철저히 수사하여 엄정 대응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회의는 지난해 7월 윤 총장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리는 전국 검사장급 회의다. 전국 18개청 지검장 및 59개청 공공수사부장이 참여했다.

통상 검찰총장은 선거를 앞두고 공공수사 담당 부장검사들과 회의를 한다.

윤 총장은 "이번 회의는 총선 전 90일 무렵인 1월 중순에 예정됐다가 검찰 인사 등 사정으로 연기됐었다"며 "검찰의 선거 대비 태세를 신속히 갖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인사 직후지만 오늘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대검 공공수사부장 시절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 전보된 박찬호 제주지검장과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돼 좌천된 이두봉 대전지검장이 참석했다.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뜻을 전하기 위해 회의에 왔다.

윤 총장은 "이번 선거는 선거연령 하향,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변화된 선거제도 아래에서 치러지며,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등 형사사법 절차의 변화도 예정된 상황"이라며 "과거의 선거에 비해 예측하기 어려운 여러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륜 있는 지검장, 부장검사를 만나고 보니 이번 선거를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게 치러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며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가장 공정한 선거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선 검사들이 법과 원칙 따라 소신껏 수사할 수 있도록 저는 검찰 총장으로서 물심양면으로 최선을 다해 전폭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총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오는 13일 부산고검·지검을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의 검찰청을 돌며 검사들 격려에 나선다.

윤 총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건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 전보된 한동훈 검사장이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부산고검을 첫 방문지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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